[스크랩] 자전거와 떡복기의 추억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겨울방학.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놀기에 바쁜 우리의 골목대장들.
없는돈에 여의도 샛강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빌려 타기도 하고
여의도 5,16 광장에서(지금은 여의도 공원으로 바뀐것 같습니다)
1시간에 200원인가 300원인가 주고 자전거 빌려타고 신나게
그 큰 여의도 광장을 휘젓고 국회의사당 앞길을 손놓고
타다가 정문을 지키는 순경한테 붙잡혀 위험하게
자전거도 타고 국회의사당 정문을 왔다 갔다 한다 하여
그벌로 국회의사당 정문에 있는 쓰레기 담배꽁초
주워주고 오기도 하고, 솔솔하게 말썽도 피우며 재미있는
겨울방학을 맞이하였는데...
이제는 의젓하게 꺼믓꺼믓
코털도 보이는 사춘기를 맞이하였다.
친구와 함께 이성친구를 만들려고 아무리 발버둥처도
용기가 없어 항상 머스마들과 다닐뿐이었다.
친구와 함께 여학생과 사귈수 있는 방법을 골똘히
생각하다 무릎을 치며 하는말 " 그래 졸업앨범을 보면
맨 뒷장에 여학생들의 주소록이 있으니 사진을 보고
그학교에서 제일이쁜 여학생을 찍어서 2시간 간격으로
3팀을 학교앞으로 나오라고 편지를 쓰는거야"
드디어 악당들은 그 학교에서 제일 이쁜여학생을
찾았고 온갖 사탕발림과 미사려구를 갖다붙여서 편지를 쓰고,
덧붙여 나도 쑥스러우니 친구 한명을 데리고 나올것을 당부했다.
드디어 거사를 치르러 자전거를 빌려타고 학교앞으로 갔다.
진짜로 사진에서 본듯이 이쁜여학생 둘이 학교앞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당당히 걸어가서 예전부터 지켜봐 왔고 용기내어 만나자했고 자전거를
빌려왔으니 같이 자전거도 타고 떡복기나 쫄면을 먹는것은 어떠냐,고
멘트도 달달 외우고 왔건만
오호 통제라 !
이성인 이쁜여학생을 본 순간 친구와 나는 얼음이 되어버렸다.
하늘을 찌르던 기개와 용기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마른침을 삼키며 자전거를 타고 그 주위를 왔다갔다 할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그 시절이었다.
그러기를 30분이 지났고 그 이쁜 여학생들은 화난표정을
남긴체 떠나갔고 우리는 그때까지도 계속 쓸데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을 뿐이었다.
첫번째 팀을 그렇게 보내고 서로를 한탄하며
이번에는 실패하지 말자 굳게 맹세하였다.
두번째도 이쁜 여학생이 왔고 이쁜여학생을 보고
우리의 안목은 탁월하다고 낄낄거렸다.
자전거를 타고가다 그 앞에 멈추어 서서 관심있었고 같이 자전거도타고
또 떡복기도 먹읍시다를 골백번 연습하고 다가가지만
쑥스럽고 창피해서 3번 5번을 시도하다가 역시나......
두번째팀도 30분이 지났는데도 남학생이 나타나지 않차 붉으락 푸르락
열불을 내더니 휑하니 가버렸다.
으이구 빙신아 !
친구와 둘이는 서로를 바보 병신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이제는 긴장되고 팔 다리에 힘이 풀려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용기도 없고
세번째팀을 만나 데이트 할수없는 우리을 간파한 우리는 힘없이 집으로 돌아와야만했다.
그때 세팀의 동갑내기 이쁜 여학생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용서를 빌어본다
그 옛날 영등포의 강서중학교인가 문일중학교인가를 졸업한
이쁜여학생 세팀한테 다시한번 미안함과 용서와 이해를 구해본다.
그리고 내가 여자친구와 다정하게 데이트를 하게된것은
그일이 있고난후 성년이 되어서야 첫 여자친구와 떡복기를 먹을수 있었다.
가끔 그 생각을 하며 씁씁히 웃으며 유년기의 한때를 회상하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