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은것............
아주먼 옛날에 지겹게먹고, 물리도록 먹었던 음식들이 있었다.
지겹도록 먹었던 김치,깍두기,콩나물,단무지,
그리고 물리도록 먹었던 수제비,국수,칼국수.....................
엥겔지수가 높았던 옛날에는 쌀이 없어서 수제비와 국수,칼국수를 먹었고,
도시락 반찬은 김치,깍두기 콩나물,단무지 순으로 하루 하루를 채워 나갔다.
햄과 계란 후라이가 들어 있는 도시락을 먹는 꿈을 꾸면서.......
가끔은 그것마져도 못가져가 굶는 경우도 있었다.
버스를 타면 무거운 책가방을 들어주는것이 그 옛날의 불문율이었다.
책가방을 받아준 사람의 무릎에 가끔 김치국물이나 흙이 묻어서 미안한 경우도 있었다.
그것이 이쁜여학생 치마였다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창피함도 있었다.
여유가 조금 있는집은 봄이되면 봄동배추로 김치를 담궈먹었지만
없는 집은 겨울내내 먹던 김장김치나 가까운 지인한테 얻어온
김장김치 묵은것을 5-6월 까지도 어쩔수 없이 먹곤하였는데
이제는 묵은김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학교갔다 오면 밥은 없고 아침에 먹었던 수제비 불은것을 먹을때도 있었지만
그것이 고생이라 생각하지 않았고,육성회비 독촉을 수없이 받아도
그것이 어떤 수치스러움 보다도 앞으로 잘살아야 겠다는 다짐이 되곤했었다.
사회에 나와서 돈을 벌기 시작했고, 내돈으로 맛있는 것을 실컷 사먹을 수 있게되었다.
저녁이 되면 언제나 이것 저것 먹어서 배가 불러야 잠이드는 습관까지 생기게 되었고,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자기전까지 먹는것을 입에 달고 살았으니
세월은 그렇게 허리를 28인치를 34인치 이상으로 끌어 올렸었다.
잠실에 있는 홍어탕,신사동에 있는 생태탕,뉴코아에 있는 보리열무비빔밥과 칼국수,
논현동에 있는 평양냉면과 영덕물회,송파구 성내동에 있는 추어탕과추어튀김,
위의 메뉴들은 점심때 기본적으로 번갈아 가며 먹는 맛집이다.
이제는 온고지신(溫故知新) 하고, 입안에는 말이적고,마음에는 일이 적고,
배 속에는 밥이적으면 성자도 될수있다는 법정스님의 말처럼 조금씩 비워야겠다.
마음을 비울 수 있다면 영혼을 마녀에게 줄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봄이 왔으니 봄도다리를 된장에 살짝 찍어 먹고 싶고,
봄냉이를 된장국에 넣어 향기롭게 먹고 싶고,
봄딸기를 한잎에 쏙 먹고 싶고,봄두릎을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 먹고 싶고,
알이 꽉찬 꽃게를 간장게장 또는 쪄서 한입 베어 물고 훈훈한 봄의 바다향을 느끼고 싶다.
아~~~ 모야~~~
어쩔 수 없는 범부인가 보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