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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꼬마가 길을가다 허리를 굽혀 무언가를 줍는다........(도연명 잡시)

천량성 2012. 4. 7. 15:28

 

한 꼬마가 길을가다 허리를 굽혀 무언가를 줍는다.

10원이다, 꼬마는 뛸듯이 좋아하며 주위를 불안한

눈길로 두리번 거리다 냅다 뛰기 시작한다.

혹시나 잃어버린 주인이 찾으러 올까봐, 누군가

돈을 주운것을 봤을까봐 아무도 없는 곳까지

한참을 뛰다가 멈추어서서 만족한 기쁨을 누린다.

10원이면 구슬이 20개를 살수 있고,

별모양을 찍은 달고나도 살수 있고,

라면땅도 살수있으니 말이다.

어쩌다 한번,아주 아주 가끔 이런일이 벌어진다.

꼬마는 생각한다.

내가 운이 좋은가?

 

꼬마가 성년이 되고난 이후에는  아주 가끔은 땅에 10원 또는  100원이

떨어져 있지만 그 청년을 줍지 않는다.

혹시 만원짜리가 지천에 깔려 있다면 모를까.

언제 부턴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내것이 아니라는

다짐이 청년한테 생기기 시작해서 일거다.

10원을 주우면 10원만큼, 100원을 주우면 100원만큼  우연의 일치로

몸에 상처를 입는다든가, 그만큼의 햇고지를 당하고 난 이후부터 그런 다짐이 생겼으리라.

그런 다짐이 강한날에는 아예 땅을 보고 걷지 않고 정면을 보든가 가끔씩

하늘을 보고 하늘이 참 파랗구나 하고 생각하며 걷기도 한다.

질풍노도와 (疾風怒濤 ;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큰 물결 )

같이 앞,뒤 분간 없이 살면서도 정도(正道)로 살아야 한다는 다짐으로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덧 중년........................

 

꼬마가 중년이 되고 난 이후에는 나름 베푸는 의미와 그로인한 행복감을 느낀다.

세상의 모든사람들과 함께하고 함께웃으며 같이 식사할 수 있는 동질감을 느끼니까.

부귀와 영화도 지나가는 한 순간이고 훨훨타오르는 화롯불에 떨어지는 눈송이고

근화일일영이다.(槿花一日榮 ; 무궁화 꽃처럼 덧없는 영화,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마는 무궁화꽃같은 일시적인 영화.)

이제 가슴속에 박혀 있는 어름화살이 녹을때가 된것 같다.

면역력 높이며 살아온 삶 만큼 정과 경험과 열정과 베품의 마음이

가슴속에 박힌 어름화살을 충분히 녹일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가슴에 쑤셔 넣어진 어름화살을 .............

징그럽고 추하게 생긴 애벌레가 훗날 아름답고 이쁜 나비가

된다는 것을 누군가 이야기 해주지 않아도 이제는 알수 있으니까.

得歡當作樂 (득환당작락) ;기쁜 일은 마땅히 서로 즐기고

斗酒聚比隣 (두주취비린) ;한 말 술이라도 이웃과 마셔야지 않겠는가...............

 

 

 

도연명(陶淵明 <잡시(雜詩)>

 

人生無根帶 (인생무근체) ;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어

飄如陌上塵 (표여맥상진) ;길 위에 흩날리는 먼지와 같네
分散逐風轉 (분산축풍전) ;바람 따라 이리 저리 뒤집히나니
此已非常身 (차이비상신) ;이에 인생이 무상함을 알겠네
落地爲兄弟 (낙지위형제) ;세상에 나와 형 아우하는 것이

何必骨肉親 (하필골육친) ;어찌 친척만의 일이겠는가

得歡當作樂 (득환당작락) ;기쁜 일은 마땅히 서로 즐기고

斗酒聚比隣 (두주취비린) ;한 말 술이라도 이웃과 마셔야지

盛年不重來 (성년부중래) ;젊음은 다시는 안 돌아오고
一日難再晨 (일일난재신) ;하루에 새벽이 두 번은 없네

及時當勉勵 (급시당면려) ;좋은 때 잃지 말고 마땅히 힘써야지
歲月不待人 (세월부대인)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느니

                                      * 체 ; 艸(초) + 帶(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