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해 하지 말자,미소를 지어 보라.(자살.나마스떼.제물시.제일선암벽.이해인)
모방송국에서 얼마전 자살에 대해 방송을 한 적이 있었다.
잠깐 스치듯 한부분을 보았는데 미국의 20대 청년이
금문교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는데 나중에 유서를 찾아 보니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내가 금문교까지 가는 시간동안 단 한사람만이라도
나를 보고 웃어준다면 나는 자살을 안할것이다."
그러나 그 청년이 자살했다는 것은,
집을 나가서 금문교에 도착할때까지 시간이 30분 또는
1시간 또는 2시간이 걸릴수도 있었지만 그 청년과 마주친
많은 사람들중에 단 한사람도 웃음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과연 그럴수 있을까?
아닐거야,
1-2시간 동안 많은 사람과 얼굴을 마주치는데 단 한명도
미소짓지 않는 다는 것에 의구심이나서 직접 경험해 보기로 했다.
나는 점심을 먹으러
압구정역까지 10분을 걷고 전철을 타고 약 15분을 가서
양제역에내려 음식점까지 10분을 걷고 점심을 먹고
다시 압구정역까지 움직이는 약 1시간 40여분 동안
일부러 사람들과 눈을 마주쳐 보았다.
그러나 내 스스로도 미소짓지 못하고 자꾸만
굳어져 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일부러 눈길을 피하는 사람,딴청을 부리는 사람 말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폰에 빠져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남의 시선이나 남의일에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고
따스한 미소는 둘째고 따스한 눈길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내가 먼저 웃어주면 마주친 사람도 웃어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상하게 쳐다볼 것이며 약간 머리가 돌았다고 느낄수도 있다.
그러면서 나는 차츰 차츰 두려워 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움이 엄습하며 나의 기대는 벌써
안드로메다에 가있었다.
그 청년은 많은 마음의 상처와 배신감 혼자라는 외로움에
죽고 싶은 결론을 냈지만,
한가닥 위안이 되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서로 알지 못하지만 이해타산 없는 남모르는 사람의
순수하고 따뜻한 미소에서 찾으려 했지만 현실은
냉담한 이웃이었고, 나만아니면 된다는 개인주의와 님비주의
그리고 모럴 헤저드에 빠져 있는 군상들 뿐이었으리라.
며칠동안 머릿속은 멍한 상태로 갈피를 못잡고 맨붕상태가 되었다.
사는게 무언지?
어떻게 사는게 잘사는 것인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에도 나름대로의 작은 의미를
부여하고 작은 행복을 느끼며,
긍정의 마인드를 가진 내가 참 다행이고 고맙게 느껴졌다.
직접 경험 하며 느낀 일들의 충격에서 벗어나고파 책을 보는데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때,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등으로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감독 노라 에프론(1941-2012) 이
한 말중에
"칙칙해 하지 말자,미소를 지어 보라,
크게 소리 내어 웃어라,
이보다 더 나쁠수도 있다.
그렇다고 별수 있나?
여기,
우리는 이렇게 살아 있다." 라는 글을 보고
위안을 삼으며 서산대사(휴정.1520-1604)의 제일선암벽과
유월(1821-1906)의 제물시가 생각이 났다.
1500년대,그리고 1800년대, 지금의 2012년에 사람이 사는 것에
대한 생각과 느끼는 것이 비슷한것 같다.
우리모두의 고귀하고 소중한 생을 위하여
나마스떼
나마스떼
나마스떼 (나마스떼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존중하고 사랑합니다.
또는 안녕하세요가 일반적이지만,
그 내면은 인사 대상의 지위와 학력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등을 고려해서 하는 인사가 아니고
현재 이 순간에 있는 당신의 아뜨만을 향해 인사하는 것이다.)
(아뜨만 ; 숨.호흡.생명의 근원.개인의 영혼.자아.world.soul)
< 제물시 (齊物詩).유월 (1821-1906) >
休將憔悴感生平(휴장초췌감평생) : 초췌한 모습으로 평생을 살지 말라
眼底榮枯頗不驚(안저영고파불경) : 눈앞의 영고성쇠 그게 뭐 대수랴.
萬蠟高燒終是夜(만랍고소종시야) : 만 개 촛불 대낮같이 밝혀도 밤은 밤이고
一燈孤對也能明(일등고대야능명) : 촛불 하나 마주해도 밝기만 한 것을.
< 第一禪庵壁(선암사 벽에 쓴 하나의 시).서산대사(1520-1604) >
山自無心碧 (산자무심벽) ; 산은 스스로 무심히 푸르고
雲自無心白 (운자무심백) ; 구름 또한 무심히 희도다
其中一上人 (기중일상인) ; 그 가운데 한 상인(上人)은
亦是無心客 (역시무심객) ; 그 또한 무심한 나그네로세.
내마음에서 희망이 사라질 때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낙담시키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낙심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