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저녁(안동국시.야참.게장.쭈꾸미.산나물.노가리.염자상락무구 탐자상우부족)
< 행복한 점 심 >
전날 조금이라도 이스리와 친했다면 매콤,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찾는데,
가끔 안동국시를 먹는다.
반찬은 김치.부추무침,깻잎장아찌 딱 3가지만 준다.
씹지 않아도 살살 넘어가는 맛에 수십년전부터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들 오시는데 예전에 김*삼 전대통령도
드셔서 유명한 곳이 되었었다.
안동국시를 깻잎에 싸서 먹으면 부드럽게 넘어가는 국수와
씹히는 식감이 좋은 깻잎은 고소함을 보장한다.
부추무침 역시 나물 특유의 맛을 내며 훌륭히 본분을 다하고
안동국시를 먹고 남은 국물에 조가 들어간 공기밥을
말아 김치를 얻어 먹으면 이맛 또한 유구무언이라.
숙취에 찌든 머리와 위를 부드럽게 감싸 안는 맛에
술과 친구한 다음날이나 비가 보슬 보슬 오거나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면 생각이나 가끔씩 먹으러 간다
< 정신 못차리는 밤참 >
저녁을 먹은후 시간이 지나 자정에 가까울 즈음이면 뱃속에서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다.
뭘좀 넣어 달라고,
이때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하는데 80-90%는 그 유혹의
황홀감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로 인한 폐혜는 배에 핸들이 잡히게 되고 나중에는 타이어가
잡히는 수순을 밟게 되는데 그리 안될려면 욜심히 운동하는 길 밖에 없다.
나나 마눌이나 주량은 약하지만 애주가다 보니 한쪽에서
옆구리를 찌르면 기다렸다는 듯이 주방과 냉장고로 달려가
번개 같은 솜씨로 술과 안주를 챙겨온다.
그나마 이런 취미라도 같으니 이 맛으로 지지고 볶으며 사는가 보다.
몇일전에는 마눌이 저녁식사후 한참이 지나 남들은
잠자리를 준비하는 시간에 낮에 싱싱하고 물좋은
쭈꾸미를 사놓았고 양념게장도 담궈 놓았는데
양념게장이 맛들려면 2-3일 지나야 하겠지 하며
한마디 툭 던져 놓는다.
과연 나는 이 밑밥에 낚이는 물고기가 되어 다음날 빵빵한 배를
부여잡고 후회를 하는 평범한 범부가 되느냐,
아니면 황진이나 양귀비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 성인군자의
그 고고함과 품위를 유지하듯 쭈꾸미와 양념게장과 이스리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느냐는 중대한 결정에서,
사람은 항상 모가나지 않고, 유하게 살아야 하고,
즐기며 살아야 한다는 스스로의 개똥철학을 내세우며
기꺼이 밑밥을 무는 배부른 물고기가 되곤 한다.
< 자연과 함께한 점심 >
가까운 지인이 산에가서 산나물,취나물,톳나물을 채취해 왔다고
재육복음에 된장국 시켜 점심을 먹자고 한다.
오롯이 자연산 나물을 먹는 호사를 누린다.
집에서 만들어온 쌈장과 산나물, 취나물과
제육을 얻어 입터져라 먹는 맛이 쌈싸먹는 맛이리라.
자연산 나물이라 더 오래 씹어야 하고 향도 더 진하다.
이스리 딱 3고뿌 하니 얼굴이 홍당무라,
낮술은 1-2잔만 마신다.
어떤 사람들은 봄이 되니 입맛이 없고,
환절기라 식욕이 떨어진다는 말을 하는데,
도통 먼나라 이웃나라 사람들 이야기 같이 이해가 안되고,
어떤 음식도 다 맛있는 내 입맛은
신의 축복인가
신의 재앙인가...............
어느날 등산후 뒷풀이에서 쉬지 않고 열심히 먹다보니
과식을 하게 되는데도 입맛이 땡겨 젓가락을 놓지 못해
한참을 더 먹다가 그만 혓바닥을 깨물어
먹는 것을 그치게 되었는데,
아픈 혀를 생각하며 헛헛한 웃음을 지었었다.
< 또 찾아온 밤참의 유희(遊戱) >
양평장날이 3일과 8일 인데 일요일이 양평장날과 같은 날이면
몇개월에 한번씩 장날의 분위기도 느끼고 드라이브도 하고
값싸고 맛있는 과일,야체,기타 필요한 것들을 사고
장터에서 벌어지는 먹거리인 국수,호떡,순대,돼지 껍데기,족발,
엿,찹쌀도너츠,중에 그날 땡기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3월에 양평장에 가서 사온 노가리 덜말린것을 8.000원에 구입해
지금까지 맛나게 구워먹고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안주1순위 이다.
골다공증과 치매에 좋다는 호두, 그리고 치즈.딸기
이만하면 한명회가 압구정자에서 안주했던 산해진미에
뒤지지 안을거라 생각한다.
살찌지 않는 웰빙음식이니 말이다.
"먹는 것이 남는 것이다"라고 한 세계적인 명언을 생각하며
몇일지나 양념계장이 맛이 제대로 들었을 거고
직접담근 정력에 좋다는 천마술도 있으니
또 다시 찾아온 밤의 유혹에 유희하러 불초소생 퇴청합니다.
염자상락무구 (廉者常樂無求)
청렴한 사람은 구하는 것이 없으니 항상 즐겁고
탐자상우부족 (貪者常憂不足)
탐욕스런 사람은 늘 부족하여 근심 속에서 산다.
(수나라 왕통의 증설 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