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밀과 막걸리 이게 어울리는 조합이었나.......(아호이.두주불사.항우.유방.인생은 나에게 술한잔 사주지 않았다.눈부처)
모밀과 막걸리 이게 어울리는 조합이었나.............
며칠전 거래처 사람과 점심을 먹을까 하는데
오랜만에 시원한 판모밀이 생각난다.
시원한 국물에 담궈먹는 판모밀을 먹으러 갔는데
이 양반이 점심때 꼭 막걸리 한병은 반주삼아 마시는데
어떤 메뉴든 가리지 않는다.
애주가들의 삼불이 있다 하는데
첫째. 주종불문(酒種不問) 술의 종류를 가리지(탓하지) 않는다.
둘째. 안주불문(按酒不問) 안주의 좋고 나쁨(종류)을 가리지 않는다.
세째. 두주불사(斗酒不辭) 말술을 사양하지 않는다.
술독이 비어야 일어난다.
덕분에 막걸리 한사발 시원하게 들이켰는데
모밀과 막걸리의 조합이 맞나 싶었는데 먹고서 의미를 부여하니,
시원한 모밀에 시원하고 칼칼한 막걸리를 마시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모밀국물로 입가심하니 개운하고 나름 조합이 맞는다.
"선비가 붓을 가리겠느냐"
라는 말이 있듯이
이 양반은 주종불문,안주불문,
두주불사 하시는 분이니 아마도 꿈속에서도 홀로 술을 드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종불문이나 안주불문은 설명이 없어도 잘알겠는데
두주불사의 뜻을 찾아 보니 그 유래의 의미가 깊다.
유방이 진나라 수도 함양을 먼저 함락하자 항우가 분노하고
유방이 항우를 만나 연회를 베풀고 변명을 하는데
항우가 유방의 변명을 듣고 수긍을 하자 항우의 신하 범증이
항우의 동생에게 칼춤을 추다 유방을 죽이라고 했는데 이를 눈치챈
번쾌가 칼과 방패를 들고 연회장으로 뛰어 들어와
항우를 노려보자 이에 놀란 항우가 아주 큰 술잔에 술을 주자
단숨에 마셔버리고 돼지생다리 하나를 방패에 올려 놓고
썰어 먹으니 항우가 한잔 더 할거냐는 물음에
번쾌가 대답하기를
죽음도 사양하지 않는데 어찌 술 몇말 따위를
사양하겠느냐고 답하며 유방을 지켜냈는데 여기서 유래한 말이
두주불사(斗酒不辭)라 한다.
<사기(史記)-항우본기(項羽本記)>
안치환의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라는 노래가 있다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 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하여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그런 날에도
돌연꽃 소리 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정호승시인의 글을 안치환이 불렀는데
고단하고 야속한 인생을 원망도 하고,
힘들고 지친 삶에 위안과 희망이 되기도 하는
이 술한잔의 의미를 인생도, 나도 알것 같기도 하고
그 오묘한 진리를 아직도 모를것 같기도 하여
이렇게 핑계거리를 만들어 술을 하게 되나 보다.
비가 오면 비온다고, 눈이 오면 눈온다고,
진달래 피면 꽃핀다고,매미울면 한여름이라고,
낙옆지면 가을 온다고,서리 내리면 겨울이라고 하며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술한잔과 동무한다.
주점에 가면 이런 말이 붙어 있는 집이 가끔 있다.
"날씨야,네가 아무리 추워 봐라. 내가 옷 사입나, 술 사먹지." 라는
문구를 보면 입가에 미소가 열닷냥이 된다
술은 하늘이 준 아름다운 선물이며 근심을 잊게 하는
것으로 백약중에 으뜸이란 말이 있듯이 적당히
마시면 이보다 좋은 음식이 없을것이다.
가끔 술 한잔 마시며 서로가 서로의
눈부처가 되기를 바라며 정호승시인의 눈부처를 음미해 본다.
눈부처 ; 사전적 의미는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의 형상.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있을때 상대방 눈동자에
비치어 나타난 사람 형상,즉 상대방에 비친 나의 모습
< 눈 부 처 >
내 그대 그리운 눈부처 되리
그대 눈동자 푸른 하늘가
잎새들 지고 산새들 잠든
그대 눈동자 들길 밖으로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그대는 이 세상
그 누구의 곁에 있지 못하고
오늘도 마음의 길을 걸으며 슬퍼하노니
그대 눈동자 어두운 골목
바람이 불고 저녁별 뜰 때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내 죽을 때 망초꽃 되어
그대 맑은 눈동자 눈부처되리
태조이성계와 스승인 무학대사가
마주 보며 앉아 이야기 한다.
"제 눈에는 스님이 돼지로 보이는데 스님의
눈에는 제가 어떻게 보이십니까?
제 눈에는 부처로 보입니다.
어찌 그렇단 말이요?
나는 스님을 돼지라 했는데 스님은 어찌
나를 부처라 하시오?
돼지의 눈에는 돼지가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가 보입니다."
라는 일화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상호 공존의 뜻을
잘 음미하며 서로의 눈부처가 되었음 한다.
我好爾 (아호이) ; 나도 좋고 너도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