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한마리 칼국수를 먹으며......................(불요파 불요회.아심여칭.승풍파랑.일체유심조)
청계천 야간 워킹이나 종로5가 등산용품 구입모임이 있으면
닭한마리집에 가서 뒷풀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모처럼 찾아간 닭한마리집은 한참 피크타임이라 20여명이
앉을 자리가 없을거 같아 내심 걱정했는데 자리가 텅 비어있어
의아하게 생각하며 맛있고 즐거운 먹방이 시작 된다.
일순배의 술잔이 돌고 이것 저것 부족한 것을 시켜보니
이 집에 손님이 왜 없는지 금방 알게 된다.
주변에 닭한마리집이 많이 생겨 외국관광객에도 인기가 많고,
서울에 오면 빠지지 않는 관광코스가 된지 오래다.
비싸지 않은 가격이고,잘익은 닭고기를 부추와 다진마늘이 들어간
맛있는 양념장에 찍어먹고 닭고기와 신김치, 마늘이 들어가
푹 울여낸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 먹는 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 닭한마리집에서 먹을려면 줄을서서 먹어야 했는데
지금은 그 옛날의 문전성시는 사라지고 많이 비어 있는
테이블이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다른 닭한마리 집에는 가끔 가는데 종업원들이 잘해주고
모자란 것들이 있으면 척척 갔다주니 대접받으며 잘먹을 수 있는
느낌이고 음식도 깔끔해서 좋다.
요즘 사람들은 음식을 사먹는 경우가 많아 똑똑하고 까다롭게 고르는데,
손님이 많은 다른곳은 그런 변화를 읽고 잘해주니
당연히 손님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런것이 어디 음식점뿐이랴,
국가도,기업도 사람도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하고 개혁해야만이
이 바쁜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고 따라갈 수 있으니 말이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귀감이 되는 글이 있어 적어본다.
한 소년이 성장하여 고향을 떠나 넓은 세상에 나가 꿈을 펼쳐보기로 했다.
소년은 마을에서 가장 학식 있고 존경받는 노인을 찾아가
험한세상 잘살아갈 수 있는 좋은말씀을 부탁했다.
이야기를 들은 노인은 세 글자를 써 주었다.
不要怕 (불요파 ; 두려워하지 말라.)
이렇게 글을 써주고는
"얘야 인생의 비결은 딱 여섯글자란다
오늘 세 글자를 가르쳐 주었으니 네 인생의 절반을
이 글자대로 살면 크게 잘못 될 일은 없을 것이다."
소년은 그 말을 듣고 세상에 나가 열심히 살아 중년이 되었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고 다시 고향에 돌아와 노인을 찾았다.
노인은 몇년전에 돌아가시고 아들이 편지 한통을 전해주었다.
편지를 뜯어보니 역시 세 글자가 쓰여 있었다.
不要悔 (불요회 ; 후회하지 말라.)
젊었을때 세상에 나아가 두려워 말고 열심히 정성을 다해 살고,
중년이 되어서는 후회하지 말고 살라는 귀감이 되는 글이다.
닭한마리와 이스리의 조합이 참으로 괜찮았던 까만 저녁
붉으스레한 열굴로 보금자리로 들어가는 여유로운 이 밤
며칠전 읽은 글이 새삼 떠오른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다니엘카너먼을 비롯한 연구진들에
의하면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의 양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한다.
연소득 2천만원일때 보다 4천만원 일때 좀 더 행복하지만 8천만원을
넘어서면 행복과 소득은 거의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2천만원 이하의 소득일때는 의.식,주 및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갖춰야 할 것들이 없어서 불편하고 불행하다 생각하지만
4천만원의 소득이 되면 그런 것들이 해소되며 좀 더 행복하지만
8천만원을 넘어서면 행복과 소득은 거의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즉, 돈은 행복촉진제라기보다 불행 예방제거나
불행완화제의 역할이 더 크다는 것이다.
돈 자체가 행복의 근원이 아닌것이다.
작은돈이 있어도 행복할 수 있고,
적당한 돈이 있어도 행복할 수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과
"바라는게 없어지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진다." 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오늘도 한 양푼의 가득한 행복을 먹고
내일도 행복한 만찬을 기대해 본다.
아심여칭(我心如秤)의 마음으로..........................
* 아심여칭 ; 내 마음이 저울과 같다는 뜻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공평한 마음과 자세를
갖추고 있음을 이르는 말.(제갈량의 고사에서 유래)
乘風破浪 (승풍파랑)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친다는 뜻으로 원대한 포부를 비유하거나,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나아감을 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