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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양념고기........(바비레따화양연화.금오미식 상유십이식)

천량성 2014. 12. 17. 18:11

얼마전 휴일날 시내에 나갈 일이 있어 볼일도 보고

쇼핑을 하니 저녁시간이 되었다.

 

오랜만에 시내에 나왔으니 닭으로 육수를 우려낸

따끈하고 구수한 명*칼국수가 생각이나 먹자하니

마눌은 고추장 삼겹살에 이스리 한고뿌를 하잔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20여년 전에 먹어 보고,

한 동안 잊고 있다가 10여년 전에 가끔씩 갔다가

또 10여년이 흐른 지금 서울시 중구 북창동에

고추장 동그랑땡 모양 돼지고기 삼겹살 구이집을 갔었다.

 

그곳에는 삼*집과 자*매집 두 곳이 있는데 40년이 넘은 고깃집이다.

 

동그란 돼지고기에 고추장양념을 발라서 구워먹는 방법이다.

구울때 고추장양념이 스며들어 다 익은 후 그냥 먹어도 간이 배어 맛있고,

상추에 파절이와 마늘을 넣고 쌈을 싸서 먹어도 맛있다.

 

숯은 비싸서 갈탄형식의 동그란탄을 쓰는게 아쉽기는 하다.

 

 

 

 

어디가 원조인지는 몰라도

일단 자*집은 1973년부터 시작했다고 벽에 붙어 있고 파절이에

양념을 해서 주는데 빨간 고추장 양념을 바른 고기맛은 달지 않고

 

삼성집은 파절이에 양념을 안해서 그냥주는데 고기맛은

약간 단맛이 난다.

 

어디를 가든 취향과 입맛에 맞춰 먹으면 될거같고,

이 돼지고기는 냉동 목살을 사용한다고 한다.

 

요즘에는 맛있다고 소문난집에는 외국관광객들이 찾아 오는데

특히 일본과 중국인들이 많이 오는것 같다.

 

고기를 먹고 나갈때에 내국인이나 외국인들한테 잘풀리라는 의미로

휴지를 포장하여 주기도 하고 외국인에게는 달콤하고 맛있는

한류과자중 하나인 초코파이를 포장해 주기도해 좋은 반응을 일으킨다.

 

마눌과 두런 두런 이야기를 하며 고기한점먹고 이스리 한고뿌 하며

먹방의 환락에 빠져 정신은 벌써 안드로메다에 가 있는데

한쪽 벽을 가리키며 보라고 한다.

 

무슨 뜻인지 몰라 한참을 보고 웃음이 빵 터졌다.

 

술값과 음료수값을 표시한곳 아래 원산지 표시를 해놓았는데

고기,김치,쌀,배추,고추가루등,

 

모두 국산을 쓰는 모양인데 다행히 사장도 국산이어서 영어를 안써도 

계산할때 바가지를 안쓸것 같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았다.

 

 

 

 

얼마전 탈북자에 대한 글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이라는 글을 썼었는데

그때 이후로 삶에 대해 좀더 애착이 생기고 음식에 대한 고마움이 더 생겼다.

 

어느날 우연히 연극 팜프렛을 보게 되었는데

"당신은 지금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라는 제목이 생소해 읽어 보니

 

러시아에서는 늦여름에서 초가을 무렵으로 넘어가는 찬란한

계절을 이야기 하는데,이 계절을 인디안 섬머,나비여름 등으로 불리우며

진짜 여름보다 정렬적이고 아름다운 제 5의 계절을 의미한다.

 

우리인생의 화려하고좋은 시간을 일컷기도 하며 젊었을때보다

더 정렬적이고 아름다운 중년여성을 뜻하기도 한다.

 

러시아에서는 중년여성에게 "당신은 지금 바비레따에 살고 있군요."

라고 하면 비록 젊지는 않지만 아주 화사하고 매력적인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최고의 극찬이라고 한다.

 

동양에서의 비슷한 말은

왕가위감독.장만옥.양조위 주연의 화양연화가 있는데 절제된 사랑으로

사랑을 이루는 처절한 절제의 아름다운 영화가 있고,

 

가수 이승환의 11집에 있는 화양연화(花樣年華) 라는 노래제목이 있는데

의역하면 "여자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운때" 라 하고

직역하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절" 이라 한다.

 

그렇다면 나의 바비레따나 화양연화는 언제일까 생각해 보지만

그건 언제나 "지금 이 순간" 일 것이다.

 

지난 날중에도 좋은날이 있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좋은날이 있겠지만

지금을 즐기고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삶이리라.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아는자는 좋아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삭풍은 나무끝에 불고 체감기온은 10여도를 오르내리고

땅거미가 밀려오는 이 저녁

 

今吾味食 (금오미식)

尙有十二食 (상유십이식)

 

나에게는 지금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

12가지의 음식이 있다.

 

삼겹살.아구찜.방어회.치맥.곱창.자장면.

짬뽕.돼지갈비.차돌박이.등심.꽃게.스파게티.

 

오늘은 무얼 먹으며 저물어 가는 한해의 끝자락에서 즐겁게 지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