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대한 이야기.............(박카스)
오랜만에 등산을 하고 뒷풀이를 하는데 삼삼오오 둘러앉아
나름대로 살아가는 이야기와 실없는 농담으로 분위기가 익어가는 만큼
술도 얼큰하게 오르는데 2차로 노래방이 빠지면 배신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끼리 또 즐기고 싶은 사람들끼리 노래방을
섭렵하고 3차 입가심은 술에대한 예의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하다 보니 정신은 벌써 안드로메다로 갔고 얼큰하고 몽롱한
취기를 즐기며 집에와 행복한 꿈나라로 4차를 갔었다.
출근후 숙취에 쩔은 머리와 속을 달래려 남대문에 있는
닭곰탕집에가 따뜻하고 맛있는 국물로 속풀이를 하고와
잠시 의자에 기대 오수를 즐기니 참 좋다.
저녁이 되어 퇴근하면 사우나에 들어가
흠뻑 땀을 흘리는 것으로 내몸에 보상을 해줘야 겠다.
살다보면 모임이니 술약속이
많은데 술이 생긴 이야기중 설득력있는 것은
세계최초의 술을 원주(猿酒)라 하는데 이 술은 사람이
만든게 아니라 원숭이가 과일이나 열매를 나중에 먹으려고
움푹패인 나뭇가지나 바위틈에 넣어 놓은것이 발효가 되었고
그것을 먹어본 사람이 맛이 있어 계속 만들었다 한다.
술에 대해 이야기 하다보면 그리스신화의 12주신중 하나인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라틴어식 이름 바쿠스(bacchus)를 우리말로
발음하여 박카스라 쓰기도 한다.
(한번 죽었다 다시 살아난 신으로 구원의 신,생명력의 신,
도취와 해학의 신 으로 불리며 두번(dyo) 태어난 자(nysos)임)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탄생은................
제우스가 세멜레를 사랑하여 몰래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게된 헤라는 계락을 꾸미기 시작한다.
제우스가 세멜레의 소원은 모두 들어준다고 지옥의 강에 맹세한걸
알게된 헤라는 세멜레에게 제우스의 본모습을 보여달라고 시킨다.
제우스는 어쩔수 없이 천둥과 번개와 같이 나타나자 세멜레는
제우스의 번개에 녹아 죽지만 뱃속의 아이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꺼내주자 제우스는 아이를 자신의 넓적다리에 넣고 키웠다.
헤라는 디오니소스가 성인이 될때까지 미치광이로 만들어 괴롭히자
방황하게 되는데 제우스의 엄마인 레아가 미친병을 치유하자
디오니소스는 여러나라를 여행하며 포도주 만드는법을 가르치며 다니다가
크레타섬의 미노스왕의 공주가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와 사랑하여 낙소스섬으로 도망왔다가 아라드네가
잠잘때 도망가자 슬픔에 빠진 아라드네를 만나 결혼하게 된다.
(참조;아라드네를 버리고 도망간 테세우스는
먼 훗날 아라드네의 동생인 파이드라와 결혼한다)
여기 까지가 대충 술의 신 박카스(디오니소스) 이야기고,
주로 포도주와 와인이 등장하지만 동양에서는 술에 대하여
이백(이태백)은
독작(獨酌)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청주(淸酒)는 성인(聖人)에 비유하고
탁주(濁酒)는 현인(賢人)에 비유해 예전부터
성인과 현인이 술을 마셨으니 어찌 신선을 구할 것인가
석잔을 마시면 노자(老子)의 대도(大道)에 통할것이고
한말을 마시면 자연이 도리에 합할 수 있다고
독작(獨酌)에서 이야기 하며 거나한 취기를 즐겼었다.
술을 좋아하는 주당들에게 칠불고 라는 말이 있다.
칠불고(七不顧)란?
* 청탁불고(淸濁) 술의 맑고 탁하고,술의 질을 안가림.
* 좌립불고(座立) 술마시는 자리를 가리지 않음.
* 주야불고(晝夜) 낮과 밤을 가리지 않음.
* 노소불고(老少) 상대의 나이를 묻지 않음.
* 희비불고(喜悲) 기쁜일 슬픈일 가리지 않음.
* 가사불고(家事) 술 마실때는 집안일을 모두 잊음
* 생사불고(生死) 마시다 죽어도 좋음.
또 두주불사(斗酒不辭) 라는 말이 있는데
진나라 수도 함양을 먼저 함락하는 장수에게 왕의 자리를 주겠다고 하자
유방이 먼저 함양을 함락하자 항우가 분노하자 유방이 항우를 만나
홍문에서 연회(홍문지회.鴻門之會)를 베풀고 변명하는데
항우가 수긍을 하자 항우의 신하 범증이 항장(항후의 동생)에게 칼춤을
추다 유방을 죽이라고 했는데 이를 전해들은 유방의 부하 번쾌가
칼과 방패를 들고 연회장에 뛰어들어 항우를 노려보자 이에 놀란 항우가
아주 큰 술잔에 술을 가득 부어주자 단숨에 마셔버리고
돼지 생다리 하나를 방패에 올려놓고 썰어 먹으니 그 기개가 마음에 들어
한잔 더 할거냐고 묻자 번쾌가 대답하기를
"죽음도 사양하지 않는데 어찌 술 몇말 따위를 사양하겠느냐"고 답하며
유방을 지켜 냈는데 여기서 유래한 말이 두주불사라 한다.
오래전부터 막걸리는 애주가에게 꾸준하게 사랑받아 왔는데
그 옛날에도 탁주중에 하나인 막걸리는 예로부터 귀족과 평민을
아우르는 대중의 술인데 이 막걸리에는 오덕(五德)과 삼반(三反)이 있다
오덕(五德)은
* 취하되 인사불성일 만큼 취하지 않음이 일덕이고,
* 새참에 마시면 요기되는 것이 이덕이요,
* 힘 빠졌을 때 기운 돋우는 것이 삼덕이며,
* 안 되던 일도 마시고 넌지시 웃으면 되는 것이 사덕이요,
* 더불어 마시면 응어리 풀리는 것이 오덕이다.
그리고 삼반(三反)은
놀고 먹는 사람이 막걸리를 마시면 속이 끓고 트림만 나며 숙취를 부른다 해서
근로지향 반유한적(反有閑的농사짓고 일하는 사람이 마시는 술)이 일반이요,
서민으로 살다가 임금이 된 철종이 궁안의 그 미주를 마다하고 토막의
토방에서 멍석옷 입힌 오지항아리에서 빚은 막걸리만을 찾아 마셨던 것처럼
서민지향의 반귀족적(反貴族的,서민과 함께한 애환의 술)이 이반이며,
군관민이 참여하는 제사나 대사 때에 합심주로 막걸리를 돌려마셨으니
평등지향의 반계급적(反階級的·평등과 화합의 술)이 삼반이다.
이렇듯 술을 마시며 선인들은 풍류도 즐기고 의미있는 삶을 살았었다.
술을 마실때에는 주량에 맞게 마시며 정도를 지켜야 함을
고산(孤山) 윤선도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술도 먹으려니와 덕(德) 없으면 난(難) 하나니
춤도 추려니와 예(禮) 없으면 잡(雜) 되나니
아마도 덕예(德禮)를 익히면 만수무강 하리라.
난세(難世)에 누군가 나보고 높은 벼슬을 할거냐 묻는다면
허망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높은 벼슬보다 술한잔 하고 싶을때
한잔할 수 있는 범부로 살리라.
"술은 악마가 준 최고의 선물이다" 라고 하는데
적당한 음주는 삶을 윤택하게 한다.
假使夢得 三公位 不如寤後 一杯酒
(가사몽득 삼공위 불여오후 일배주)
설령 꿈속에서 삼공(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지위에 오른다 한들 잠깬 후에 한 잔 술만 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