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그리고 목도리.........................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했다.
옛날 옛적에는 겨울준비를 연탄 300장과 김장 200포기정도를 해야했다.
넉넉치 않은 가정형편이라 겨울준비를 못할때도 종종있었다.
옛일이 추억으로 가끔 떠오르는걸 보면 년식이 지나는게 아쉬운 모양이다.
지금의 겨울준비는 예전에 비해 간단해 졌다
아파트 생활,보일러의 보급으로 연탄은 보기 힘들게 되고,
김치는 사먹는 경우가 많고,백열등은 퇴출당한지 오래되었다
예전에 연탄가스에 중독되신 분들이 있었다.물론 나도 자다가 연탄가스를 마신적이 있었다
동치미국물은 연탄가스중독에 좋다하는 민간요법이었다.
길거리 스레트 지붕아래 담벼락에는 영락없이 연탄재가 있었고
산비탈 계단한쪽 구석에도,전보산대옆에도 연탄재가 있었다.
화가날때,일이 잘풀리지 않을때,술한잔 거나하게 마시고 객기에
연탄재를 발로찬 경험이 있을것이다.
연탄재는 딱딱하지 않아 발로 찼을때 하연 가루가
안개처럼 퍼지면 잠시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는 곧 후회를 한다.
신발과 바지는 연탄재로 범벅되고 메케한 먼지를 마실때도 있었으니 말이다.
미끄러운 빙판에 연탄재를 뿌렸으며,연탄재를 눈에 굴려 눈사람도 만들었었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반쯤 깨진 연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데 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 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 불 위에
지금은 인정머리 없는 차가운,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 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 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빨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하니 손을 뻗어 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 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저도 보고 싶은 것이다. (안도현.너에게 묻는다)
구들장 아랫목은 아주 따뜻했고,
밥주발이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있다.
늦게 오시는 아버지와 형,누나들의 따뜻한 보온밥솥 역할에 충실하며.......
연탄,아랫복,밥주발,전봇대,층층계단,스레트지붕,양철지붕,찬장,
석유곤로,요강,부뚜막,뽑기,고무신,육성회비,달고나,콩자반,도시락.......
모든것이 정(情)이다.
아침 출근길 마눌이 못보던 목도리를 둘러주며 엄포를 놓는다.
이 머플러 비싼거야, 잊어버리지 말고 잘하고 다녀,잊어버리면 집에 들어오지마.
가만히 들여다 보니 F 로 시작하는 브랜드다.
본인이 했던건지 누가 선물을 했는지 모르지만 비싼 목도리를 줘서 점심이나 저녁,
이스리 한고뿌 할때마다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허리나 허벅지에 묶고 먹는다.
아~~~ 아~~~
나 같은 서민은 1-2만원짜리 남대문표 목도리가 좋은데.......
잊어 버려도 쿨하게 잊을 수 있으니까.
몇몇분께 여쭈어 본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라면 돌아갈 건지를.............
대부분의 나이든 여자분들은 고개를 젖는다.
나 역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물론 지금 알고 있는걸 그 옛날에도 알고 있다면 달라질 수 있다.
왜냐면 6섯자리 숫자인 로또를 알면 세계적인 갑부가 될 수 있으니까.
추억으로 족한 인생이 좋다.
오늘도 추억의 책장이 넘어 가고 있다.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오늘도 렛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