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봄 바람이라면 가끔 피워야 겠다.........................
직장인 이라면 누구나 월요병이 있는거 같다.
나 역시도 피곤한 몸으로 월요일 아침을 일으킨다.
무거운 눈꺼풀을 선발대로 밍기적 거리며 출근을 한다.
출근하면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유튜브에 올드팝이나 세미클레식.재즈 또는 7080발라드를
그날의 기분에 따라 하루종일 퇴근할 때 까지 볼륨을 낮춰 혼자만 듣는다.
커피한잔을 마시며 집나간 정신을 찾아 업무에 열중한다.
지금 시간이 오전 11시 40분을 지나간다.
밖에 나갈일이 있어 혼자 점심을 먹어야 한다.
컴 서핑을 하는데 광채가 나는 공지가 눈에 들어 온다.
오후 2시 들머리를 길상사로 해서 한양성곽길을 지나 이화 벽화마을
그리고 날머리가 대학로로 끝나는,
내가 좋아하는 공지가 올라왔으니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아니면 땡땡이를 쳐서라도 가야할 생각에 몸이 비비 꼬인다.
혹성탈출이 아닌 땡땡이를 쳐서 탈출성공.
한성대역을 출발해 성북동 성당에 들려 하나님과 성모마리아님께 기도를 드린다.
종교와 관계없이................
모든것이 잘되기를..................
드디어 꼭 가보고 싶었던,
꼭 가야만 하는 운명처럼 길상사에 도착했다.
몇번째인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1년에 3-4번은 갔던것 같다.
특히 상사화가 필때쯤은 꼭 가려고 노력한다.
길상사에 들어서서 좌측으로 걷다보면 길상화(김영한.1916-1999)
공덕비가 나오고 좌측 옆에는 연혁과 백석(백기행.1912-1996)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라는 시가 동판에 세겨져 있다.
길상사는 유명한 요정 대원각을 김영한이 법정스님을 만나 보시하여
지금의 길상사가 되었는데,그때 법정스님으로 부터
염주 한개와 길상화(吉祥華)라는 법명만을 받았다 한다.
(약 7천여평.그때 시가 약 일천억원)
그 곳을 지나 위로 올라가면 진영각이 나오는데 거기에 법정스님의 영정과
살아생전 쓰셨던 도구,그리고 유언장이 진열 되어 있고
마당 한쪽에는 "빠삐용의자"라는 통나무로 만든 의자가 놓여져 있다.
물론 진짜는 아니지만.
법정스님이 불일암에 계실때 가끔 시내에 나와 영화를 보셨는데,
그때 빠삐용이란 영화를 보고 영감을 얻어 통나무장작개비로 만든 빠삐용의자란다.
"빠삐용이 섬에 갇힌건 인생을 낭비한 죄였으니,
나도 이 의자에 앉아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지,
진정한 나로 살고 있는지, 돌아 보고 참된 행복이 무었인지
생각하는 휴식과 참회와 치유의 의자인 것이다."
먼길을 찾아온 사람들이 스님에게 귀감이 되는 말을 청할때
이 빠삐용의자에 앉게 하고 여기까지 와서 무었을 더 채우려 하는가,
자연을 마음껏 누리고 마음을 비우고 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잠시 빠삐용의자에 앉아 아주 조금이라도 마음을 내려 놓는 시늉을 해본다.
눈을 감는다.
바람이 불고 꽃은 피고 새가 노래한다.
이 여유가 참 좋다.
지금의 나에게 위로를 한다.
힘들고 어려운 길들.................
희(喜). 노(努). 애(哀), 락(樂)의 고달픈 인생길...............
스스로를 돌아보고 조금이라도 마음을 내려놓으려는
나에게 애썼다고, 잘살아 왔다고, 토닥인다.
수고 했어,잘될거야,언제나 진실되게 살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고................
오늘의 하늘은 유난히 맑고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