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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서의..... 시절인연(時節因緣)을 .....위하여.........................

천량성 2019. 5. 23. 12:13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序詩(서시.윤동주)


서시(序詩)"바람 부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의 큰 바위에 새겨져 있다.

서시는 간혹 길거리나 음식점.카페.또는 커피숖에서도 볼 수 있다.

그때마다 감명깊게 음미하고 영혼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진다.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새겨 놓은 시들도 생명력이 넘쳐 우리에게 많은 감성과 위안을 준다.

세상의 어느 하루 걷다가 들린 대학로에 있는 "극장식당" (인생은 아름다워라)에 들어갔다.

주인장이 나오는대 좋게 말해 민머리다.


민머리의 기본의미는;정수리까지 벗어진 대머리를 일컷는다.

또 다른 의미는 옛날에 탕건을 쓰지 못한 머리의 뜻으로,

벼슬하지 못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게 해석하고 싶다.

"내가 밀어 버린 머리" 그래서 민머리.


민머리 사장님과 드문 드문 이야기 해보니 59년 돼지띠라 하며,

인생의 우여곡절도 많았고,지금은 장사하며 단역배우,연극등을 한다고 한다..

카페,커피숖,음악실,공연실.식당등 모든 용도가 가능한  클레식 인테리어가  좋다.

한쪽 무대에는 음악을 할 수 있게 악기, 작은 피아노도 있어 언제든 손님이 연주도 노래를 해도 된다.


올드팝송이 담겨 있는 엘피판을 벽에 붙여 놓아 시선을 머물게 한다.

추억의 엘피판(LP板)......................

1분당 회전수가 33과 3분의 1회인 레코드.

재생시간은 한쪽면이 30-40분 정도.

에스피판에 비해재생 시간이 길고 음질이 뛰어아 대중음악 발전과 보급에 큰 영향을 주었다. 



민머리 사장님은 윤동주시인의 열성팬인가 보다.

"윤동주시인 탄생 100주년,100일 詩 음악제"를  2017년에

한국예술문화원의 후원을 받아 기획과 주최를 한 모양이다.

그래서 서두(序頭)에 서시를 음미해 봤다.

민머리 사장님의호칭은 김발렌티노다.


주방장이 그만둬 아는 여동생이 주방일을 도와주러 첫 출근했다 하며 소개를 해주신다.

두런 두런 이야기 해보니 옛날 영화배우 남석훈님의 따님 남희주씨였다.

티브이 연속극과 연극을 한다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티브이에서 본것 같은 느낌이다.

2018년 12월 가수 현미씨가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해 옛날 미8군에서 함께한

배우이자 가수인 남석훈씨를 찾아 해후했다고 한다.


좋은 사람들과의 2차를 여유롭게 즐기고 다음을 기약하며 퇴청하는데

문밖까지 나와 아쉬운 배웅을 하는 민머리사장님 김발렌티노님의 인간성이 좋다.

이렇게 또 시절인연(時節因緣)이 맺어지나 보다.


가끔 대학로에 나오는데 그때 뜬금없이 들려야겠다.

어느날 취기가 얼큰히 올라오면 찾아가


유익종의   "9월에 떠난사랑"

안치환의   "인생은 나에게 술한잔 사주지 않았다"

김용학의   "나 너 그리고 우리"

김원중의   "직녀에게" 를 폼나게 불러봐야 겠다"

지금까지 나의 모든 시절인연을 생각하며......................

시절인연(時節因緣);모든 사물의 현상이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말.

(불교의 업설과 인과응보설에 의한 것으로 사물은 인과의 법칙에 의해

특정한 시간과 공간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일어난다는 뜻.)


이제 3차로 술마중을 간다.

휘엉청 달님도 함께하자고 내 뒤를 따른다.

포장마차의 트랜드 마크인 주황색 천막이 쳐 있는 대포집으로.......

그 옛날 포장마차는 카바이트에 물을 부어 산화되는 가스로 불을 밝혔었다.

카바이트냄새와 자욱한 연기가 어우러져 그림이 된다.

홍합 한바가지가 1만원......

바다의 국물을 마시고 싶어 홍합탕을 시킨다.



예나 지금이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홍합탕 국물이 술을 땡긴다.

아주 젊었을때......

그리고 또 가난했을때 포장마차에서 소주한잔과 멍개,해삼을

옷핀으로 꼭 찍어  맘껏 먹고 싶었고,참새구이,꼼장어,우동을 실컷 먹고 싶었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배고팠던 가난이란 놈 생각에 또 한잔 하게 된다


이제는 실컷 사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어느때 부턴가 

미쉐린 타이어를 배에 달고 다니게 되니 몸생각,건강생각에 술과 음식을

조절해야 하는 세월이되었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푸른 청춘(靑春).


지금은 늦은 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중략)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중략)


 


安分身無辱 (안분신무욕)      知機心自閑 (지기심자한)

雖居人世上 (수거인세상)      却是出人間 (각시출인간)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세상의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이 스스로 한가 하나니

비록 인간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