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인생에 건배............................
겨울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2월의 어느 하루...............
직장인이라면 남.여.노.소 누구나 퇴근후 저녁약속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일주일에 한,두번 피곤하고 지친 영혼을 위해 프로포풀 같은 이스리 한고뿌를 한다.
창가에 앉아 칙칙한 겨울의 창밖을 본다.
낮익은 칠성사이다 배달차가 보인다.
"칠성사이다"
올해 출시한지 70년이 되었다 한다.
사이다하면 제일먼저 소풍이 떠오른다.
계란... 그리고 사이다...김밥..과자..............
식구가 많은 우리는 가난하여 엥겔지수가 높아 사이다를 못마셨었다.
어쩌다 한번 소풍갈때 사이다를 마실 수 있었고,
어머님은 꼬깃 꼬깃한 지전(紙錢)인 10원짜리 한.두장을 손에 쥐어 주셨다.
가족중에 소풍을 간사람이 있으면 눈이 빠지게 오후시간을 기다린다.
남은 형제자매들이 먹고 싶어하는 과자를 남겨오기 때문이다.
본인도 가져간 과자를 다먹고 싶겠지만 형.누나.동생들을
생각해 남겨오는게 우리집 가족들이었다.
남겨온 돈으로 눈깔사탕도 사먹고,라면땅,쫀득이도 사먹었었다
지금은 너무 잘먹어 배불뚝이가 되어 항상 다이어트해야 한다고 10년 넘게 궁시렁 댄다.
메뉴판을 보는데 글씨가 적어 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세월의 흔적인가 보다.
대충 안주를 시켰는데 이런것이 나왔다.
이것이 뭐지?????????????????????????????
오징어 입이다.
옛날부터 건조오징어를 먹었지만 오징어 입은 딱딱해서 버렸는데
이것은 물에 약간 불려 간장을 섞어 버터구이를 한것같다.
먹기는 불편해도 짭쪼름하고 쫄깃 쫄깃한게 맛이 좋다.
계속 먹어보니 요령이 생긴다.
입에 넣고 세게 씹지 않고 살살 돌려가며 씹으니 딱딱한 부분이 분리되어 나온다.
미우새(미운우리 새끼)에서 박상민이 요리해 먹어서 유명해진 오징어 입이다.
아마도 물에사는 것중 제일 싼가격일거 같다.
맛있고 가성비가 "갑"인 안주거리다.
시원한 이스리 한고뿌에 세상의 스트레스를 질겅 질겅 씹어 먹는다
역시 이스리는 진리(眞理)다
테이블에 놓인 "낙서장"을 보니 재미있는 낙서가 있다.
내게 눈이 3개 있다면 사랑하는 당신께 하나 주고
코가 2개면 그대에게 하나 주고
입이 2개면 너 한테 하나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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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나는 정상인
그대는 장애인.
그리고 이런 낙서도 있다.
이해가 되는 문구이다.
꽃같이 피었다가 사라지는게 아니라 나무같이 한결같고 오래사는 ............
오늘도 세월따라 이스리 한고뿌하며 즐거운 유랑(流浪)을 한다.
집에 오는길...
카페에서 들려오는 팝송...
20대때 최고로 좋아했던
드림스(필리트우드맥.Dreams.Fleetwood Mac)가 흘러나온다
노래가 끝날때까지 길거리에서 차갑고 신선한 공기와 친구하며 환상에 빠진다.
흐르는 세월이 아쉬워..........
흐르는 추억이 아쉬워............
집에서 옛날 고구마과자와 화이트와인(막걸리)을 마신다.
내일도 건강하고 행복한 날이다.
오늘도 내인생에 건배(乾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