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곶이.......솟대....... 그리고 소고기.................................
내가 유일하게 사치를 부리는 것은
일주일에 한번 세신하며 안마를 받는 것이다.
오늘도 세신,안마,그리고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며
2시간여를 사우나에 있었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매주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항상 10-20km 를 걷는데
오늘은 너무나 하기가 싫다.
집에 들어가 널부러져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의지의 한국인인 나는 옥수쪽 한강변을 걸으며 시간과 추억여행을 떠난다.
옥수역을 시점으로 한강변을 걸으면 한양대쪽 강변에서
중랑천과 청계천으로 나누어 지는데 청계천쪽으로 올라가
"마장동 축산물시장"에서 맛있는 한우를 사오는 경로이다.
혼자 걷는 길이 참 좋다.
아무생각 없이 멍때리며 걷는 것도 좋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것,
경치를 구경하며 걷는것,
사람들을 구경하며 걷는것.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며 걷는것이 참 좋다.
한양대쪽 살곶이 다리에 도착했다.
살곶이 다리는 보물 제1738호이며,
한강과 중란천이 만나는 성수동 지역에 형성된 평야를 부르던 이름인데,
뚝섬이라고도 한다.
뚝섬은 군대가 싸움터에 나갈때 왕권을 상징하는 둑기를 세우고
승전을 기원하던 제사인 둑제를 지내던 섬이라는 뜻인데,
발음이 바뀌어 뚝섬으로 불린다.(중략)
야사(野史)에 전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태조 이성계가 "왕자의 난" 이후 고향 함흥으로 가 버리자,
여러 함흥 차사를 보내지만 죽음을 당하고 돌아오지 않자,
함흥 차사 박순과 무학 대사가 간절하게 설득하여 돌아오니
아들인 태종이방원은 이곳에서 부왕인 이성계를 맞이했고,
이때 하륜은 태종에게 천막기둥 뒤에서 부왕께 절을 하라고 조언했다.
조금 후 이성계가 화가 덜 풀려 태종 이방원에게 화살을 쏘았지만
화살은 기둥에 맞았다.
이에 이성계는 이방원이 왕이 된 것은 천명이라 여기고 용서했다고 한다.
이후 이곳은 "화살 꽂힌 벌판",줄여서"살꽃이 벌" 또는 "살곶이"로 불렀다 한다.
(안내문 참조)
살곶이 다리를 지나면 조각공원이 나오는데
"동심의 여행"이란 제목의 조형물에는 남,여 두 아이의
조형물이 있는데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따라 이쁜 옷을 입혀놓는다.
상상의 물고기를 타고 여행하는 아이들을 서정적이고 재미있게
조형언어화 하였으며,기하학적 물고기와 해맑은 아이들의 형상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표현하였다(작품설명
참조)
이 조형물을 지날때는 항상 미소가 나온다.
잠깐 주변을 머무르며 이쁜 녀석들과 친구한다.
이제 날이 어둑 어둑 해진다.
발걸음을 재촉해 가다보면 곧이어 "솟대"가 세워진 곳이 나온다.
솟대를 보며 "모든 것이 잘되기를" 빌어 본다.
솟대는 마을 공동체 신앙의 하나로 음력 정월 대보름에
동제를 올릴 때 마을의 안녕과 수호,풍농을 위하여 마을 입구에 세운다.
홀로 세워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장승,선돌,탑,신목등과 함께 세우기도 한다.
솟대 위의 새는 대개 "오리"라고 불리며 일부지방에서는
까마귀.기러기.갈매기.따오기.까치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빨간,파란색의 새집이 앙증스럽다.
"모든 것이 잘되기를 또 한번 빌며"
이제는 마장동 축산물시장을 향해 걷는다.
어슴푸레한 저녁이 파스텔톤으로 물드는게 참 좋다.
많이 보고, 많이 움직이고, 많이 느끼는 감성이 좋다.
발걸음은 무겁지만 마음과 정신은 고속도로 처럼 쭉쭉빵빵 잘나간다.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고기를 먹는데 소고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가격이 비싸 가성비 좋은 곳을 찾아 다니며 먹는다.
종로3가 익선동 수원성 고기집.
남부터미널 정육식당.
후배가 하는 압구정동의 소나무,
그리고 제일 많이 가는 마장동.
단골 정육점에서 등심 590그램을 76.700원에 구입했다.
둘이서 먹기에는 적당한 양이다.
등심새우살 비스므리한쪽으로 주는건 나에 대한 예의이다
마눌 하는 말.
"야체가 없어서 묵은김치 씻어 놓았어"
그 센스가 좋다.
지글지글 고기익는 마을이 된다
한우는 진리이다
술 한잔에 고기한점 그리고 묵은 김치 한입,
술 두잔에 고기한점 그리고 깍두기 한개,
세상 시름이 스르르 녹아든다.
둘이서 이스리 한병을 비우고,
오미자샴페인 한병을 비우고,
이제는 혼자 글을 쓰며 삐루 한잔을 마신다.
이곳이 천국이겠지.............
기분좋은 취기가 스멀 스멀 온 몸에 퍼진다.
오늘도 잘보고,느끼고,배우고 잘살은 날이다.
오늘도 나를 위해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