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어느 하루의 일기(日記) , 지독한 방황을 끝낼수만 있다면................

천량성 2009. 11. 26. 19:59

지금 시각은 pm 5시 15분.

아차산과 용마산의 계곡에서........

 

 

아차산과 용마산에서 어렴풋이 느껴지는

망우산의 이름없는 민초들의 무덤.

그들은 과연 죽음에 닥쳤을때 무슨생각을 하며 죽음을 맞이하였을까.

나의 개똥같은 철학은,

아니 나는 내가 죽음에 직면 했을때

인생의 모든 희노애락을 행복으로 승화 시키고 갈것 같다.

마지막 죽음의 문턱에서 힘들었던 삶의 질곡과 고통스러웠던

일들 마져도 행복했다는 마음으로 떠날수 있다고 감히 장담한다.

마지막 죽음의 문턱에서 마져도 원망하고 개탄하며

불행한 삶을 살았다 생각하며 죽는다는 것은

불행한 죽음이며 가여운 인생이다.

 

 

 

지금 시각은 pm 7시 40분.

두부집에서 곡차한잔 하며.......

 

10여명이 모여 두런 두런 이야기 한다.

때론 다같이 때론 두패로 갈려서.....

흘린 땀만큼이나 맛있는 시원한 맥주는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청량제 역활을 톡톡히 해낸다.

40이 넘으면 학력의 평준화가 되고

50이 넘으면 얼굴의 평준화가 되고

60이 넘으면 가진것에 대해 평준화되고

70이 넘으면 사는것에 평준화가 된다는 말과

쥐와 두더지가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새우가 들어가서 시원한 국물 한숟가락에

이스리 한잔에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아

입속에 털어넣는다.

 

 

 

지금 시각은 pm 9시 10분.

어린이대공원 후문앞 광장에서......

 

품바들의 공연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문지 깔고 앉아 시원한 켄맥주 마시며 주간적인 내가 되어본다.

품바를 보며 나의 작은 인생을 생각해본다.

내가 짊어져야할 삶의 무게는 쉬지 않고 밟아야 쓰러지지 않는

자전거의 페달같이 끝이 없는 삶의 질곡이다.

 

<<세상에 올때 내 맘데로 온건 아니지마는 이 가슴엔 꿈도 많았지.

내 손에 없는 내 것을 찾아 밤이나 낮이나 뒤볼새 없이 나는 뛰었지.

이제 와서 생각하니 꿈만 같은데 두번 살 수 없는 인생 후회도 많아

스쳐간 세월 아쉬워한들 돌릴수 없으니 남은 세월이나 잘 해봐야지

돌아본 인생 부끄러워도 지울 수 없으니 나머지 인생 잘해봐야지.>>

 

김성환이 부르는 "인생"이라는 노래가 구성지게 흘러나온다.

너는 내가 되고 나는 네가 될수 있는 삶을 살아갈수도 있지만

너는 너데로 나는 나데로 살아가는 꼭두각시 같은 삶이기에

너는 내가 될수 없는 인생이 차라리 숭고하다.

노래 가사처럼 마음을 비우고 살아갈 수 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지금 시각은 pm 10시 20분.

덜컹 거리는 전철의 차창에 기대어 에필로그.........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죽을 때에나 찾을 수 있는 비움의 마음.

이제는 삶의 질곡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제는 부르지 않으리......

나의 화려한 날과

나혼자만의 비움을 만들지도 못한 나에게

더 이상 기대하지 않고

혼자만의 세상에서 아름다운 삶의 초석이 되는 그날까지.......

오늘 이 밤이 지난다 해도 구슬프게 꺼억 꺼억  울어줄 그 아무도 없다.

세상의 초침은 그냥 흐른다.

세상의 초침은 누구를 배려하는 초침이 아니다.

지독한 외로움과 철저하게 버려진 하나의 바위이고 싶다.

내일이면 또 다시 삶의 아귀다툼에 빠져들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내가 삶을 이길까?

 

삶이 나를 이길까?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다만,

 

마음만 비울 수 있다면................

 

나의 영혼을 마녀에게 줄수도 있다.

 

지독한 방황을 끝낼수만 있다면................

 

 

                * 지독한 가슴앓이를 하는 중년의 어느날....................

출처 : 4050서울산악회
글쓴이 : 현대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