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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가는길

천량성 2011. 3. 18. 12:01

 

요즘 마눌이 다이어트 한다고 저녁을 먹고 들어오란다.

어제 저녁에는 심신(心身)이 피곤하고 딱히 연락해서

같이 저녁먹으며 이스리 한잔할 사람도 안떠올라

삼실에서 뽀그리라면(라면봉지에 스프넣고 뜨거운물 붓고

10분정도 있으면 맛난 라면이됨) 먹고 들어갔다.

마눌이 저녁 뭘먹고 들어왔냐기에. " 응, 김치찌게" 그러고 말았다,

뽀그리라면 먹었다고 하면 그딴걸 왜먹냐고 잔소리할게 뻔해서 말이다.

10시경 되니 출출하여 주섬 주섬 초코파이에 땅콩으로 주전부리를

하는데 갑자기 방사능에 노출되었을때는 다시마가 최고이고

집에 물도 사놓아야 하고 쌀도 떨어졌다고 마트에 가자고 난리다.

아마도 동일본 지진으로 인해 방사능 누출과 비상식량을

준비해 놓아야 안심이 될모양이다.

참으로 씁쓸한 생각이 들었지만 마트에서 장보고 나서

마눌 한다는말 "앞으로 3개월은 먹을거 있으니까 걱정이 없네" 한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니 나도 마음은 편하다.

무슨일이 생겨 3개월동안 논다고 해도 먹을게 있으니까.

싱싱한 굴에 시원한 삐루 한잔하면서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어떤면으로 사재기 한다고 흉볼지 모르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큰욕심이 아닌 가족을 생각하며 작은것에 만족하는 마눌이

얄밉지 않고 작은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