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비가 추적 추적내린다.
어제밤에는 빗소리에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하다 보니 잠이 모자란다.
누가 나한테 잠좀 팔면 덜피곤할텐데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을테고........
생기는거 없이 분주하게 다니며 빗줄기를 바라보니
은근히 생각나는 것이 있다.
노릇 노릇하게 익은 김치부침개가 생각난다.
점심후에 마눌에게 전화해서 퇴근후 김치부침게 부쳐먹자
통화할까 하다가 괜히 머퉁이(불편한 마음을 좀 들어내는 짓이나 모습)
들을까봐 나름데로 근사한 핑계거리를 만들어서
지인들과 파전이나 빈대떡에 막걸리 한사발하고 드갈려 했더니........
어~라~~~
마눌이 먼저 부추에다가 꼬막넣고 부침개 해준다고 막걸리를 사오라 하네,
그것도 5병씩이나............
나는 2병 이상이면 쪼메 정신줄이 안드로메다로 갈까 말까 하는데
그럼 나머지 3병은 마눌이 먹겠다는 심산인 모양이네,
막걸리 한사발하고 빗소리 들으면 그것이 우리의 고전음악이겠고,
권거니 잣거니 마시다 보면 바로 그곳이 도원경(桃源境 ;복숭아 숲이 펼쳐진 별천지,
속세를 떠난 이상향의 세계) 이겠지.
내일 산수갑산을 가더라도 오늘 막걸리 한사발이 나에게는 감로수다.
내일일은 내일 걱정하고 오늘은 초록색깔의 희망과 빨간색의 정렬과
파란색의 행복과 함께 하련다.
이 비 그치면 훌쩍 커버린 여름이 부러워 할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