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하늘이준 아름다운 선물이다.
술은 근심을 잊게 하는 것으로 백양(百藥)중에 으뜸이다.
술에 대한 이야기는 동,서양에 걸쳐 무궁무진하게 많이 있는데
그중 도연명의 음주시 20수 중에 음주7시에
술을 망우물(忘憂物) 이라 비유한 구절이 나온다.
秋菊有佳色 추국유가색 ; 가을 국화가 아름다운 색깔 지녀서
裛露철其英 읍로철기영 ; 이슬에 젖은 꽃을 줍는다
汎此忘憂物 범차망우물 ; 이 근심 잊게 하는 술에 띄워 마시니
遠我遺世情 원아유세정 ; 내가 속세 버린 심정 더욱 깊어라
一觴雖獨眞 일상수독진 ; 한잔 하나로 홀로 마시다 취하니
杯盡壺自傾 배진호자경 ; 잔 비우면 술병 저절로 기운다
日入群動息 일입군동식 ; 해지고 만물이 쉴 무렵에
歸鳥趨林鳴 귀조추임명 ; 돌아오는 새들 숲을 향해 소리내 우네
嘯傲東軒下 소오동헌하 ; 동쪽창 밑에는후련한 휘파람소리
聊復得此生 요복득차생 ; 잠시나마 참 삶을 되찾은 듯 하여라
관직하고는 적성에 맞지 않아 사직하고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가을날 반가운 국화를 보고 지은 음주시.
술잔안에 술은 바다요,
술잔에 띄어 놓은 국화꽃은 바다에 떠있는 조각배,
그 조각배가 수평선 넘어 사라지듯이
본인의 근심과 욕심도 멀리 수평선 넘어 사라지기를......
잔 비우면 술병 저절로 기우는것은 술병에 술이 한잔 두잔
비워질수록 술에 취해 쓰러지는 자신을 표현하며 새롭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참살이를 느낀다.
근심을 잊게 하는 술 망우물(忘憂物),
막걸리에 복숭아꽃 띄워 마시는 도화우(桃花雨),
막걸리에 진달래꽃 띄워 마시는 진달래주,두견주
술을 적당히 잘마시면 반야의 경지에 들수 있다 하여
반야탕(般若湯)이 있다.
이태백은 청주(淸酒)는 성인(聖人)에 비유하고
탁주(濁酒)는 현인(賢人)에 비유해 예전부터
성인과 현인이 술을 마셨으니 어찌 신선을 구할것인가
석잔을 마시면 노자(老子)의 대도(大道)에 통할것이고
한말을 마시면 자연의 도리에 합할 수 있다고
독작(獨酌)에서 이야기 하며 거나한 취기를 즐겼었다.
예로부터 막걸리는 귀족과 평민을 아우르는 대중의 술인데
이 막걸리에는 오덕(五德)과 삼반(三反)이 있다
오덕(五德)은
첫째,취하되 인사불성일 만큼 취하지 않음이 일덕이고,
둘째,새참에 마시면 요기되는 것이 이덕이요,
세째,힘 빠졌을 때 기운 돋우는 것이 삼덕이며,
네째,안 되던 일도 마시고 넌지시 웃으면 되는 것이 사덕이요,
다섯째,더불어 마시면 응어리 풀리는 것이 오덕이다.
그리고 삼반(三反)은
놀고 먹는 사람이 막걸리를 마시면 속이 끓고 트림만 나며 숙취를 부른다 해서
근로지향 반유한적(反有閑的농사짓고 일하는 사람이 마시는 술)이 일반이요,
서민으로 살다가 임금이 된 철종이 궁안의 그 미주를 마다하고
토막의 토방에서 멍석옷 입힌 오지항아리에서 빚은 막걸리만을 찾아
마셨던 것처럼 서민지향의 반귀족적(反貴族的,서민과 함께한 애환의 술)이 이반이며,
군관민이 참여하는 제사나 대사 때에 합심주로 막걸리를 돌려마셨으니
평등지향의 반계급적(反階級的·평등과 화합의 술)이 삼반이다.
이렇듯 술을 마시며 선인들은 풍류도 즐기고 의미있는 삶을 살았었다.
술을 마실때에는 주량에 맞게 마시며 정도를 지켜야 함을
고산(孤山) 윤선도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술도 먹으려니와 덕(德) 없으면 난(難) 하나니
춤도 추려니와 예(禮) 없으면 잡(雜) 되나니
아마도 덕예(德禮)를 익히면 만수무강 하리라.
난세(難世)에 누군가가 나보고 높은 벼슬을 할거냐 묻는다면
허망하고 현실에 맞지 않는 높은 벼슬보다 술한잔 하고 싶을때
한잔할 수 있는 범부로 살거라 대답하리라.
假使夢得 三公位 不如寤後 一杯酒 (가사몽득 삼공위 불여오후 일배주)
설령 꿈속에서 삼공(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지위에 오른다 한들
잠깬 후에 한 잔 술만 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