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밤이면 가끔 집에서 저녁 늦게 까지 마눌과 이스리 한잔을 하는데
다음날이 일요일이라 행복한 게으름을 피우며 늦잠을 잘수있기 때문이다.
이때 먹는 안주는 대부분 냉장고에 있는 것을
먹게 되는데 요즘은 오이가 대세를 이룬다.
그냥 생오이도 시원하고 깔끔해서 좋고,
오이장아찌무침을 무치며 참기름 살짝 떨어트려 먹으면 짭쪼름하며 고소하고,
오이장아찌냉국은 청양고추 썰어 넣고
얼음 동동 띄워 먹으면 시원하고 매콤하고 참 맛이있다.
여기에 꼭 빠지지 않는 우리만의 안주가 있는데 일반 통닭이나
기름에 튀긴 치킨이 아닌 소금 숯불바베큐치킨을 사와서 먹는다.
양념을 안하고 구웠으니 담백한맛에 고소함까지 동반하니
저녁에 출출할때나 집에 손님이 와서 간단히 이스리 한잔할때
안주신경 안쓰게 되니 소금 숯불바베큐치킨는 우리집 단골 안주거리가 되었다.
늦은 게으름으로 아침을 깨우고 일어나 오후 청계산을 오른다.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고
평안한 사람은 이 순간에 산다 는 노자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산을 오르니 땀도 흠뻑 기분도 흠뻑 젖으며 근심.걱정이라는
녀석들이 양파처럼 하나 둘 벗겨져 간다.
들에핀 꽃과 산에핀 꽃을 보며 즐겁게 산행을 끝내고
전철역에 앉아 몇십억나가는 전차를 몰고올 나의 전용기사를 기다리는데
홀로 있음에 군중속의 고독을 느끼며 셀카놀이에 빠져본다
만족한 산행을 하고 전철역에 앉아 주머니를 털털 털어보니 내 전재산이
4만 3천원...................
"어떤 대통령은 전재산이 29만원이라 했는데 다행이 그 돈보다 적으니
재산추적조사 받을 일도 없으니 재산은 적어도 내가 훨신 더 행복하겠지 하는
생각에 웃음이 빵 터진다.
4만 3천원으로 무었을 하지....................
사우나 8,000원
세신 15.000원
그래도 남는다.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라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 지화자 좋구나 차차차
화란춘성 만화방창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차차차 차차차 라는 "노랫가락 차차차" 처럼
*화란춘성(花爛春盛 ; 꽃이 만발한 한창때의 봄)
*만화방창(萬花方暢 ; 따뜻한 봄이 되어 온갖 생물이 나서 자람)
이제 계절도 화란춘성을 지나 열하(熱夏)의 꼭지점에 와 있는 지금
산이든 들이든 발길 닿는 곳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이
화무십일홍(花無 十日紅 ; 열흘이상 붉은 꽃이 없다) 되고
달도 차면 기울기 전에 이곳 저곳 뒷짐지고 마실 다녀야겠다.
내가 그대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대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었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김춘수.꽃)
나도 누군가의 꽃이 되고
누군가도 나의 꽃이 될건지.......
나는 누구의 이름을 부를것이며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줄것이가 생각해 보면 아직도 마땅히 .......
미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사람의 심리적 공간을 이렇게 정의했다.
상대방과의 거리가 45.7cm 는 친밀한 거리.
45.7cm - 1.2m 는 개인적인 거리.
1.2m - 3.7m 는 사회적 거리.
3.7m 초과는 공적인 거리라고 한다.
상대방과 나의 친밀도를 알아 볼려면 1차 공간인 45.7cm 안에
들어가 봤을때 가만히 있으면 친한것이고 물러서거나 놀라거나
옆으로 피하면 친하지 않는 것이라 하는데
나도 내 마음에 드 사람이 있으면 3.7m부터
시작하여 45.7cm 까지 다가가 봐야겠다.
愛人不親 反其仁 (애인불치 반기인)
사람을 사랑하는데도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의 사랑(仁) 이 부족함이 없는지 살펴보고
治人不治 反其智 (치인불치 반기지)
사람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그 지혜를 돌이켜 보며
禮人不答 反其敬 (예인부답 반기경)
예를 다하는데도 화답하지 않으면 그 공경함을 돌이켜 보라.(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