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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절연지연.상진황축객서)

천량성 2014. 6. 25. 12:00

더위가 일찍 찾아와 연일 고온을 기록하는데 요즘들어

게릴라성 천둥과 폭우가 계절의 혼돈을 느끼게 한다.

덕분에 잘때는 쾌적한 시원함을 느끼며 굿잠을 잔다.

 

출근을 서두르며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4층에 멈춘다.

나는 속으로 4층이면 운동삼아 걸어 내려가지 전기세 많이 나오게

엘리베이터를 왜 탈까 하고 잠깐의 생각이 미안해지게

"안녕하세요."하며 꾸뻑 인사를 한다.

 

나와 비슷한 50대 중반의 남자인데 수더분한 얼굴에 양복을 입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멈추자 그 남자는 허리를 구부리고

오른손을 뻗으며 "먼저 내리시지요." 하며 내가 내리기를 기다린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하고 출근을 하는데 기분이 좋아진다.

어디서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참 잘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을 베려하는 사람은 어떤일을 해도 잘할것이다.

덕분에 아침이 한층 밝은 빛이 난다.

 

며칠전 휴일날 아차산 오후산행을 갔었다.

등산을 갔다오면 수고하고 고생하신 대장님과 총무님의 후기글에

꼭 댓글로 고마움을 전하는데 총무님의 후기글을 보고

마음이 훈훈함을 느꼈다.

 

좋은공지 올려주신 대장님과 운영자님께 머리숙여 감사를 드린다고 3번,

중간,후미 챙겨주신 분들께 감사,

사진봉사에 하신 분들께 감사,

맛있는 먹거리 가져 오신 분들께 감사,

기부금 수금부터 뒷풀이까지 도움주신분께 감사.

그리고 함께한 83명에 대해 머리 숙여 감사.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는 우리가 해야 마땅한데 그 마음이 참 곱다.

베풀고 봉사하는 마음이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이런 분들을 "작은거인"이라 부른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남자,

총무일을 즐거움과 행복으로 승화시킨 총무님,

 

이런 분들이 차츰 차츰 많아지면 도원경이나 유토피아로

가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하며,

그 옛날 이사(李斯)진시황제(영정)에게 올린

상진황축객서(上秦皇逐客書)

 

초(楚)나라 장왕(莊王)절연지연(絶纓之宴)떠오른다.

 

다른 나라에서 온 인재들의 충성심에 문제삼아 기득권에 눈먼

다수의 왕족과 귀족 그리고 대신들이 권력과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여러나라에서 들어온 인재들을 추출하자고 할때,

 

고민에 빠진 영정(진시황제)에게

이사(李斯)가 상진황축객서 라는 상소문을 올리며 인재들이

다른나라로 빠져나가면 적에게 무기를 주고,

 

도둑에게 대문을 열어주고,곡식을 주는 것과 같아서 통일 대업에

차질이 생기니 많은 인재들을 고루 포옹하고 등용하여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하고 천하통일의 업적을 이루게 한다.

 

上秦皇逐客書 (상진황축객서)

 

泰山不辭土壤  故能成其大 (태산불사토양 고능성기대)

태산은 본디 한 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았음으로 그렇게 높을 수 있으며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하해불택세류 고능취기심)

큰 강과 바다는 작은 물줄기 하나라도 가리지 않았음으로

그 깊이에 이른 것이다.(중략)

 

원래 이사는 초나라 사람인데 젊었을때 관청의 변소(공용화장실)에

갔는데 지저분하고 더러운 화장실에서 쥐가 음식찌꺼기를 먹다

달아나는 것을 보았는데,

 

어느날 크고 좋은 곡식창고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거기에 있는 쥐는 좋은 곡식을 먹고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고 집도지어 살고있는 것이었다.

 

어떤 환경에서 사느냐에 따라 자신이 크게 되기도, 작게 되기도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된 이사는  순경(筍卿.筍子)을 찾아가 통치술을 배운후,

 

초나라를 비롯하여 6나라가 모두 약소하고 섬길만한 인물이 없다고

생각하여 진(秦)나라 영정(진시황제)를 섬기며 춘추전국시대를 마감하고

천하통일을 이루는데 큰몫을 했다.

 

 

 

장왕(莊王)의 절연지연(絶纓之宴)은

 

반란을 일으킨 투월초를 제압한 신하들을 위해 잔치(태평연)를 

벌이며 장왕은 자기가 총애하는 허희(許姬)를 시중들게 하였는데

 

한창 잔치가 벌어지는데 갑자기 돌풍이 불어와 촛불이 꺼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때 허희가 다급한 목소리로 어떤 놈이 어둠을 틈타 나를 희롱하려

했는데 몸을 피하며 그자의 갓끈을 끊었으니 얼른 촛불을 켜서

범인을 엄벌해 달라고 했다.

 

깜짝놀란 장왕은 잠시 생각을 한후 아직 촛불을 켜지마라,

오늘은 경들의 공을 치하하여 잔치를 베푸는 것이니 마음껏 즐기도록 하라.

그리고 지금부터 갓끈을 전부 끊도록 하라,

갓끈을 끊지 않은 자들은 과인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다.

 

그 일이 있고난뒤 장왕이 정(鄭)나라와 전쟁을 하다가 퇴로가 막혀

적에게 포위되어 죽기직전이 되었는데 한 장수가 죽음을 무릅쓰고

포위망을 뚫고 들어와 장왕을 구해 본진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장왕은 큰 공을 세운 장수에게 높은 벼슬을 내리려 했으나

장왕이 베푼 잔치에서 허희를 희롱하는 큰 죄를 지어 받을 수 없다며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 장수의 이름이 장웅이라 하는데 중국 산동반도 동쪽 끝자락

성산두(成山頭)박물관에 미이라가 있다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장왕과 장웅의 이 이야기를 절연지영이라 하는데

사람을 얻는 것이 천하를 얻는 것이라는 말이 살갑게 다가온다.

 

사람을 얻는 것이 참으로 중요해 공자는 인(仁)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자장이 공자에게 인(仁)에 대해 묻자.

공자는 천하에 다섯가지로 행할 수 있으면 인을 행하는 것이다.

 

1. 恭卽不侮 (공즉불모.공송함) 

   공손하면 남을 업신 여기지 않고 업신 받지 않고

 

2. 寬卽得衆 (관증득중)

    너그러우면 사람을 얻고

 

3.信卽人任焉 (신즉인임언)

   믿음이 있으면 사람들의 신뢰가 있고

 

4. 敏卽有功 (민즉유공)

    부지런하면 공로(功勞)가 있고

 

5. 惠卽足以使人 (혜즉족이사인)

    은혜로우면 사람을 잘 부릴 수 있느니라.

 

 

가장 현명한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고

가장 행복한 사람은 항상 감사하는 사람이다.(탈무드)

 

 

以天下與人易 (이천하여인이)

내가 가진 천하를 주는건 쉽지만

  

爲天下得人難 (위천하득인난)

천하를 위하여 사람을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행복은 인생의 가치중 하나일뿐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지만

내가 행복해 지기 위해서 감사의 대상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었다.

그 대상을 사회나 이웃에게 돌리면 더 큰 행복이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하는 마음과  공손한 마음,

그리고 따뜻하게 베려하는 마음을 가진 모든 분들께

건강과 축복과 행복이 함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