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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도 좋으니까.......(하로동선.남가일몽.가사몽득삼공위 불여오후일배주)

천량성 2014. 11. 16. 08:31

 

 

나의 위대했던 가을은 노란,빨간잎을 흔들며 이별을 고하고 있다.

영하라는 차가움이 차츰 차츰 만추(晩秋.늦은 가을 무렵)를 밀어내고 있다.

 

올 여름 함께 동거동락했던 핑크색의 작고 이쁜 탁상용 선풍기를

비닐에 잘포장해 내년을 기약하며 잘모셔 놓았다.

 

며칠전 점심을 먹고 오는데 길가 화단에서 "쿵"소리가

나서 가보니 모과가 떨어져 있는데 못생긴것의 대명사가

모과인데 이 녀석은 참 잘생겼다.

 

뜻 밖의 행운이며 좋은 인연이라 생각하고

책상옆에 두고 좋은향기와 가을의 결실을 음미하고 있다.

 

선풍기를 정리하니 문득 하로동선(夏爐冬扇)이 생각난다.

 

하로동선이란 여름철의 화로와 겨울철의 부채라는 뜻으로,

때에 맞지 않아 쓸데없는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서

중국 후한나라의 왕충이 한말이다.

以夏進爐  以冬奏扇 (이하진로 이동주선 ; 여름에 화로를 바치고

                         겨울에 부채를 올리는 것과 같다.)

 

그러나 또 이런말도 했다.

여름에 비가 온다든가 습기가 찰때에는 화로로 습기를 말릴수도 있고

겨울에는 부채로 불을 붙일 수 있고,화력(火力)을 키울수도 있다고 했다.

夏時爐以炙濕 冬時扇以火 (하시로이자습 동시선이삽화)

 

때에 맞지 않는 물건도 요긴하게 쓸일때가 있는

양면성에 대한 이야기인것 같다.

스스로 존재가치를 키워나가야 하는 교훈도 담겨져 있다.

 

하늘은 록(福)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天不生無祿之人 ; 천불생무록 지인)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地不長無名之草) ; 지부장무명지초)

 

명심보감에서도

세상의 모든 것은 존재가치와 고귀한 인권이 있고

복된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제일먼저 보이는 모과는 만추의 계절을

더 실감나게 해주며 가을의 느낌을 더 풍성하게 해준다.

한개의 모과가...............

 

점심을 먹고나면 가끔 졸려서 의자에 기대어

잠깐 쪽잠을 자는데 자고 일어나면 피곤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짐을 느낀다.

의학적으로도 좋아 점심에 잠깐 잠을 자는 나라들도 있으니 말이다.

 

늦가을과 초겨울의 이 시점에서는 김장과 월동준비로

가계지출이 많아져 가장들의 스트레스가 많아지게 된다.

 

이럴때 모든걸 잊고 잠을 자며 남가일몽(南柯一夢) 이라는 꿈을 꾸고

잠에서 깨어날때는 호젓한 산골에 백발이 성성한 팔순노인이 되어

마음과 생각을 내려놓고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책속에 푹 빠져있는

내가 되어 있었음 할때가 있다.

 

꿈이라도 좋으니까.............

 

 

 

남가일몽은

중국 당나라 덕종때에 광릉지방에 순우분(淳于焚) 이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그는 매우 가난해 늘 자신의 가난함을 한탄하며 살았다.

 

그의 집 남쪽에 큰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가끔 술에 취하면 그늘 아래서 

남쪽으로 뻗은 나뭇가지를 베게삼아 잠을 자곤 하였는데,

 

어느날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나무그늘에 누워

잠을 자는데 자줏빛 의복을 입은 관원이 나타나

땅속나라 괴안국(槐安國)에서 왔는데 왕의 명령으로

당신은 태수(太守)로 임명되었으니 우리랑 함께 가자는 것이었다.

 

괴안국 성문으로 들어서자 왕이 친히 나와 반기며 공주와 결혼을 시키고

남가지방으로 내려가 그곳을 잘사는 고장으로 만들며 30여년을 

잘 살았는데 그를 시기하는 세력과 왕의 견재로 갇히는 신세가 되면서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이를 남가일몽이라 하는데 헛된 꿈을 꾸며 사는게 인간인데

순우분은 이 꿈을 꾸고 정신을 차려 저승이나 꿈속의 영화보다는

이승의 참삶이 좋다고 깨달게 된다는 내용이다.

구운몽이나 일장춘몽이나 비슷한 의미의 내용이다.

 

이런 말도 있다.

 

假使夢得 三公位 不如寤後 一杯酒 (가사몽득 삼공위 불여오후 일배주)

설령 꿈속에서 삼공(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지위에 오른다 한들 잠깬 후에 한 잔 술만 하랴.

 

녹녹치 않은 인생살이 특별히 이루어진것도 없이 어느덧 11월의

중턱을 훌쩍 넘어버리려는 이 즈음 남가일몽이라도 좋으니

 

세상 시름 잊어 버리고 남가일몽하여 괴안국의 이쁜 공주와 결혼하여

알콩달콩 제2의 인생을 살아보고 한 나라의 재상이 되어 30여년간

호사를 누리다가 꿈에서 깨어날때 호젓한 산골에 백발이 성성한

팔순노인이 되어 마음과 생각을 내려놓고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책속에 푹 빠져 있는 내가 되었음 한다.

 

꿈이라도 좋으니까................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보아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네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눠라

                                                        (오드리 햅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