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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천량성 2014. 12. 12. 18:39

지금은 2009년 11월 북한 신의주의 압록강 강변.

지금 시간은 저녁 8시,

북한의 끝쪽이라 추위는 코가 떨어져 나갈듯 춥고,

압록강은 얼어 있다.

 

강건너 중국의 단동으로 밀입국을 하고 기회를 보아 한국으로

들어 오려는 꿈을 가진 19살의 한 소녀가 강뚝에 납작 엎드려 숨어있다.

 

더이상 북한에서 살수 없어 북한부로커에게 북한돈 2만원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3백만원을 주고 중국으로 밀입국해

거짓 취업비자를 만들어 공장에서 일하고 기숙사에서 기거하는

조건으로 소녀의 가진것 모두를 주고 탈북하는 날인 것이다.  

 

혹시 압록강중간에 수심이 깊어 얼음의 두께가 얇아 깨질 수 있으니

겨울옷 같이 두꺼운 옷을 입으면 몸을 못움직여 죽을 수 있으니

얇은옷을 입고 건너라는 부로커의 말대로

얇은 옷을 입어 살속으로 파고드는 추위는 눈물을 흐르게 한다.

 

북한병사의 경계가 소홀한 틈을타 소녀는 얼어 있는 압록강을 건넌다.

제일 걱정했던 수심이 깊은 중간 부분부터 아주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는다.

 

빠지직하며 얼음이 깨져 소녀는 물에 빠진다.

수영을 못하지만 살아야 겠다는 일념하에 떠내려가는 중에 죽을힘을 다해

중국쪽 강변으로 발버둥쳐 겨우 도착했지만 중국쪽 부로커는 약속시간에

나와 있지 않아 곧 동사(凍死)할 지경이 되었다.

 

"아~~~ 하늘이 나를 버리는 구나" 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소녀는

미친듯 날뛰기 시작한다.

 

2시간여를 죽지 않기 위해 사방 팔방 날뛰다가 이제는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게되어 죽음의 문턱에 들어설 즈음에 부로커가 나타나

봉고차에 태워져 7겹의 담요를 덮고 겨우 목숨만 붙은 상태로

어디론가 가게 된다.

 

소녀는 2틀간 깨어나지 못하다가 살아나는 기적을 이룬다.

그러나 몹쓸세상은 소녀에게 뼈어픈 다른 시련을 주게된다.

 

중국에 도착해서 알게된 사실은 위장취업을 해서 일하며

의.식.주가 해결된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 팔려온 사실을 알고,

속은 사실을 알고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몸은 냉증과 동상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거동하기도 힘든데

어디로 어떤 공장이나 중국인에게 팔려가 갖은 학대와 노동을 당할지

모르는 참담한 현실에 북한,중국부로커들에게 속은 자신을

한탄할 수 밖에 없는 냉정한 현실이 무섭고 두려웠다.

 

한동안 몸을 추스릴수 있는 10여일이 지나자 소녀는 중국부로커에

속해 있는 북한여자를 만나는데 19살의 어린 소녀의 앞날이

불쌍하고 옛날 자기를 보는것 같아서 그런지 소녀를 팔아먹지 않고

중국남자와 결혼할 수 있게 주선하여 더럽고도 추한 세상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다행히 중국신랑과 결혼하여 사는데 냉증과 동상으로

1년 넘게 아이를 가질 수 없었지만 착한신랑의 보살핌으로

많은 돈을 들여 냉증과 동상을 치료하여 아이까지 낳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목숨바쳐 자유를 찾아 한국에 오고픈 갈망으로

2014년 7월 홀로 베트남으로 가서 준비하고  라오스로 가서

힘든 고비를 수없이 넘기고 드디어 8월에 꿈에 그리던 한국에

도착해 가슴속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이때 그 소녀의 체중은 35kg .................

남한에서는 초등학생 몸무게 밖에 안되는 몸무게가

그 소녀가 자유를 찾는 힘든 여정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중국의 남편과는 연락하여 한국에서 자리잡으면 신랑과

아이를 초청하여 한국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로 했다.

 

탈북자가 한국에 들어오면 일단 국정원에 가서 7-45일 정도

간첩인지 자유를 찾아 넘어온 탈북자인지를 조사후

통일부 산하 안성에 있는 하나원에 입소하여 한국에서의 정착을 위해

 

3개월에서 5개월 정도 민주주의,자본주의 남한의 이론과 교육,

대중교통 이용과 마트에서 물건구입방법등 생활속에서 필요한

교육을 받는데 하나원 퇴소 1-2달 전에는 남한가정의 생활상을

알게 하기위해 "남한가정 홈스테이"를 하게 되는데,

 

하나원사람이 탈북자를 일반가정 사람에게 인계하고 그들에게

1인당 15만원을 주고 **마트에 가서 직접 물건을 사고 계산하게 한후

남한가정 홈스테이를 하게 하는데................. 

 

그 소녀가 우리집에 왔다.

먼저 탈북한 엄마와 함께 두 손을 꼭 붙잡고....................

 

소녀의 엄마는 내 아내에게 언니라 부르고 소녀는 이모라 부르며

살갑게 밝은 목소리로 새벽 2시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며

서로 서로 위로하고 축복하고

앞날에 즐거움과 자유와 평화와 행복을 빌었다.

 

소녀는 이제 곧 하나원을 퇴소하여 남한에서 주는 정착금을 받아

꿈에 그리던 남한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때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입가에웃음을,

마음속으로는 잘살기를 바라는 축복의 눈물로 작별인사를 했다.

 

자유란 무었인가........................

         (自由 ;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었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뜻에 따라 행동하는 것)

 

어떤이는 자유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데 나는 과연

자유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책임이 따르는 자유

방종이 아닌 자유

배려하는 자유

즐길줄 아는 자유..............

 

이렇게 함으로 행복하리라................

 

 

모든 만남은 삶의 성숙과 진화를 가져온다.

그 만남의 의미를 올바로 보지 못하는 자에게는

스치는 인연일 뿐이지만 그 메세지를 보고 소중히

받아들이는 이에게 만남은 성숙의 과정이다(법상)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어떤 경우.이문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