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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는 원컨데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기를,,,,,,,

천량성 2015. 6. 10. 18:08

언제부터인지 봄이 오는가 싶더니 바로 여름으로 접어든다.

밤과 낮의 일교차가 커서 감기에 걸리기 쉽고 요즘 문제가 되는

메르스공포가 장난이 아닌데 아직까지는 생생하다.

그 이유는 잘먹어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과 동물의 면역체계는 약 70%가 내장쪽에서 관장하고

30%는 뇌에서 관장한다는데 잘먹으니 면역력이 좋은가 보다. 

 

그런데 어쩌랴................

어느날 갑자기 배에 핸들이 잡히기 시작해 조금 덜 먹을려 하지만

먹방의 참맛을 안지 오래된 나의 뇌와 혀는 좀처럼 식욕과

타협하지 않고 일방통행이다.

 

내가 뱃살이 나오면 언제라도 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왜냐하면 두번을 그렇게 살을 뺐었던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막상 먹는걸 줄일려 하다보니

내 맘대로 안되는걸 느낀다.

 

나의 오만하고 얄팍하고 빈약한 자신감에 차츰 실망을 느낀다.

 

퇴근하고 술한잔할때도 먹방의 신기루에 빠져 2차 3차를

넘나들며 부어라 마셔라 하다보면 타이트한 셔츠의

단추가 튀어나와 맹꽁이 배가되면 그걸 가린다고 셔츠를

허리벨트 바같으로 빼입으면 배가 덜나와 보이고 편해진다.

 

저녁약속이 없어 일찍 집에 들어가면 구수한 된짱찌게,시원한 꽃게탕,

신맛의 열무김치,훈제오리구이.등심,홍어,꽁치김치찌게,멍게비빔밥,

고등어구이,찜.굴비사춘인 부서구이,갈치구이등을 하루 하루 다르게

밥상에 올라오니 맛나고 배부르게 먹을 수 밖에 없다.

 

가끔 수산시장에 가면 3-4일분 홍어를 사다놓고 막걸리 한병에

홍어를 먹는 짜릿한 먹방의 세계를 수시로 넘나들고, 

 

장(腸)을 생각한다고 불*가리스에 우유를 넣어 직접 만든

그릭요구르트에 과일을 썰어 넣고 한그릇 뚝딱해치우고 나면

 

갈증이 나는것 같아 시원하고 톡 쏘는 무언가 마시고 싶어

삐루나 콜라한잔을 마시면 뿌듯한 행복감이 밀려오는데,

 

한쪽머리에서는 오늘도 평상시의 10% 덜먹는 계획이

실패라고 알려준다.

 

그러면 2-3일에 한번은 이쁜 강쥐 세마리를 2층 유모차에 태워

탁트인 한강변을 걸으며 운동을 나가는데 옥수역에서 응봉역까지

한강변을 10키로가 넘는

유모차를 밀며 4km 정도 걸으며 운동을 한다.

 

 

 

 

 

 

옥수역에서 가다보면 응봉역과 서울숲쪽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응봉역으로 가는 이유는 역전(驛前)에 양귀비꽃밭이 있어 까만 밤에

달빛에 젖은 요염한 양귀비의 자태를 보는 즐거움에 빠지기 위함이다.

 

 

 

 

길옆과 축대위에 약 200여평에 피었는데 거의 대부분

붉은색이지만 핑크색 흰색도 있는데

자연의 경이롭고 환타스틱한 중독에 빠져 한참을 보며

눈과 머리와 가슴을 씻으며 엔돌핀이 훅 하고 들어와

정신을 맑게한다.

 

觀水洗心 (관수세심)

觀花美心 (관화미심) 

 

물을 보고 마음을 씻고

꽃을 보고 마음을 곱개(아름답게) 한다.

 

양귀비는 한해살이 꽃이며, 줄기에 털이 없는 양귀비는

마약성분이 있어 재배금지를 하고,

 

줄기에 작은 털이 있는 관상용은

마약성분이 없이 많이 재배하고 있으며 씨는 빵,베이글을

만들때 쓰이기도 하고 기름을 짜기도 한다.

 

양귀비 씨에는 마약성분이 없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이어서 유럽쪽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

우스게 소리로 유럽사람들중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양귀비를 싫어한다고 한다.

 

이유는 양귀비가 워낙 번식력이 좋아 논이나 밭 과수원에

자라기 시작하면 그것을 뽑아 없애는데 힘이 많이 들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한참을 보고 달빛의 배웅을 받으며 돌아오는 길에는

양옥환(楊玉環),양귀비가 언제나 머릿속에 떠오른다.

 

중국의 4대 미인(서시.양귀비.왕소군.초선) (5대미인 조비연)

하나인 양귀비를 수화(羞花)라  하기도 하는데 부끄러울 수(羞)자를 써서

꽃이 양귀비를 보고 너무 아름다워 잎을 말아올려 꽃을 가렸다는

데서 수화라 불렀다.

 

당나라 현종은 태액지에서 연회를 즐기며 양귀비를 해어화(解語花)

라고 부르며 "저 연못의 연꽃이 아름답다 해도

말을 하는 꽃(양귀비.해어화)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고 했는데

 

현종이 양귀비에게 빠진 이유는

우유빛이 나는 옥같은 살결 羊脂玉(양지옥)

 

말랑 말랑한 젓가슴(아름다운 여인의 젓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鷄頭肉(계두육)에 흠뻑 빠졌다 하는데,

 

현종은 자신의 며느리인 양옥환을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자

궁궐밖 절에 보낸뒤 다시 불러 들여 귀비(貴妃)라는 칭호를 하사하여

양귀비를 곁에 두고 지내면서 사치와 향락에 빠져 살게 된다.

 

양귀비는 언니들과 오빠인 양국충을 끌여들여 세력을 잡고

충신들을 몰아내고 온갖 부정부패를 일으켜 살기 좋고

막강했던 당나라가 혼란에 빠져 안록산의 난이 일어난다.

 

현종은 양귀비와 함께 촉나라로 도피하다가

반란군에 넘겨져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나이 37세 현종의 나이 71세...............................

 

중국의 4대 미인들은 오동통한 글래머스타일리라 하는데

양귀비의 키는 167.

몸무게는 65 이상이라 하는데 정확한지는 잘모르겠다.

 

오늘도 배부르게 먹고 달과 별과 한강과 꽃을 벗삼아 노닐며

음풍농월 했으니 참 잘살은 날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절세의 미인들을 생각하며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호는 樂天)장한가(長恨歌)에서

현종과 양귀비의 마지막 구절을 음미해 본다.

 

在天願作比翼鳥 (재천원작비익조)

 

在地願爲連理枝 (재지원위연리지)

 

天長地久有時盡 (천장지구유시진)

 

此恨綿綿無絶期 (차한면면무절기)

 

 

하늘에 있어서는 원컨데 비익조가 되고

땅에서는 원컨데 연리지가 되기를 원하네

드 넓은 천장지구라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

이 한(恨) 끝내 끊일 날이 없겠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