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집에 금송아지 없는 사람 없고,
옛날에 진짜 잘나갔는데............라고 흔히들 말한다.
남자들이 옛날이야기를 하면 젊었을때 말술먹었다는 이야기,
영웅담이야기,여자한테 인기 많았다는 이야기,
나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했다는둥,
사업이 잘되 돈을 갈퀴로 긁었는데 지금은 일이 안된다는등
부풀려서 이야기 할 때가 있다.
물론 한잔 하는 술자리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산이 좋아 휴일이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산으로 줄행랑을 친다.
옛날에는 진짜 산에서 날아다녔는데................
기본 7-8시간은 해야 몸도 풀리고 등산 좀 한거 같았었고,
산에서 언덕이나 경사가 있는 곳을 올라가든,
깔딱고개를 올라가든, 쉬지 않고 올라가는데 누군가가
내 앞을 추월해 지나가면 그걸 못참고 끝까지 따라가
역추월해 이겨야만 흡족해 하며 경쟁을 끝냈었는데,
혼자 흡족해 산에서 만큼은 내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
생각했으니 참 단순하고 무모한 짓을 했었다.
이후 차츰 생각이 바꾸어 웰빙산행이라는
명목으로 산행을 하게 되었다.
웰빙산행이란 속도높여 오래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롭게 산행하며 산내음과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유유자적 경치를 구경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후미로 가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꼭 선두에서만 가야하는 고집을 버리고 후미에서 여유롭게
갈 수 있는 즐거움을 알게된 것이다.
언제부턴가는 일요일 아침에 이쁜강쥐 3마리와 운동을 하고 들어와
목욕을 시키게 되는데 3마리 목욕시간이 거의 2시간 가까이 된다.
한마리 목욕시켜 밖으로 내놓으면 마눌은 털을 말리고 케어를 하는데
그렇게 3마리를 하다보면 어느덧 낮1시경이 된다.
이제는 집에서 할일을 다했으니 당당하게 집을나와 오후산행을
하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자유로운 남자가 된다.
몇년을 이렇게 오후산행을 하니 예전에 산을 날아 다녔다는 말도
이제 뻥으로 남을것 같고, 잘해야 3-4시간 산행을 하게 되니
초보산행을 찾아다니며 후미에서 서로의 개똥철학을 이야기하며
희희낙낙 거리며,
산행시간과 뒷풀시간이 같아지는 즐거운 먹방을 즐기고 있다.
얼마전 산악회 산행대장공지 100회에 갔었다.
백련산을거쳐 삼각산을 짧게 돌아 불광역으로 내려오는
짧은 초보산행이라 갔었는데 산행이 끝나고
동태내장탕으로 뒷풀을 하는데 오랜만에 맛보는 얼큰한 국물과
뽀드득 씹히는 동태알과 여러종류의 내장은 즐거운 뒷풀의 시작이었다.
같이 앉아 술한잔 하면,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뭐가 그리 할말이 많은지
기본으로 나온 3병의 술이 바닥나고 잘드시는 분들은
몇병을 더 마셔야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일어선다.
오랜만에 보는 분들과 2차에서 새로운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술한잔 걸치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불현듯 술집 벽면에 써있는 글이 내 눈에 들어온다.
拈一放一
(염일방일;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뜻,
하나를 쥐고 또 하나를 쥐려 한다면 두개를 모두 잃게 된다)
이 글은 중국 북송시대
사마광(司馬光.정치가.역사가.시인.1019-1086)의 이야기다.
사마광이 어릴적에 친구가 큰 항아리에 빠져 허우적대며
곧 익사하게 생겼는데 어른들은 서로 사다리 가져와라
항아리를 여러사람이 밀어서 얼른 아이를 꺼내자,
밧줄을 가져와라 하며 난리를 떨고 있는데 옆에 있던
사마광이 돌을 던져 항아리를 깨트려 친구를 구했지요.
어른들은 항아리값.물값.누구의 잘못인지 책임소재등을 따지며
시간을 허비하는데 그것보다 더 급한건 사람의 생명이기에
항아리를 깨트리고 중요한 사람의 목슴을 건진 것이지요.
이렇듯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는 놓아야 한다는 교훈이다.
둘다 얻으려면 둘다 잃게 될수 있으니 말이다.
피가 모자라 아주 위급한 환자가 있을때 정상적인 피가 없고
나쁜피,즉 병원균이 있는 피라 하더라도 일단 수혈해 생명을 살리고,
나쁜피를 수혈해 생긴병은 나중에 치료하면 된다는 이야기와 같다.
나쁜피를 수혈해서 나중에 결핵이든 피부병이든 생기면
그때 치료하면 되는 것이지 나쁜피라고 수혈을 안해
사람이 죽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염일방일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또 있다.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를 사냥하려면 우선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야자수 열매의 속을 비우고 원숭이 손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낸 다음,
원숭이가 좋아하는 딱딱한 먹이를 그 안에 넣어서
나무에 메달아 놓는다.
그러면 원숭이가 그 안에 손을 넣고 먹이를 꺼내려 할때
사냥꾼들이 다가오는걸 보고 필사적으로 달아나려 하지만
먹이를 잡은 손을 펴면 구멍에서 손을 빼고 도망갈 수 있는데
겨우 한줌의 먹이에 대한 집착 때문에 죽거나
평생 속박의 굴레를 쓰게 된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놓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둘다 잃게 될 수 있는데............
2차에서의 아름다운 세상을 느꼈으니 3,4차는 기본으로 가게된다.
늦은 밤까지 세월을 낚으며 즐기다 정신차려 집으로 가려하면
뭔가 큰 죄를 진것같은 마음에 발뒷굼치를 들고 조용 조용
거실 쇼파로가 대자로 뻗으며 행복한 꿈속으로 5차를 간다.
당신은 봄입니다, 나를 꽃으로 물들게 합니다.
당신은 여름입니다, 나를 태양의 정렬로 이끕니다.
당신은 가을입니다. 나의 추억을 숙성시켜 줍니다.
당신은 겨울입니다, 나를 겨울왕국의 왕자로 만듭니다.
당신은 누구일까요?
그건 아마도 이스리가 아닐까 합니다.............
행복한 꿈속으로 5차를 간다. 제가 쓴 詩 입니다....................
月旣不解飮 (월기불해음)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行樂須及春 (행락수급춘)
달은 원래 술을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이 몸따라 흉내만 내는구나
한동안 달과 그림자 벗하니
즐거움이 모름지기 봄날과도 같다.
(이백.月下獨酌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