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이 눈부신 출근길,
노란 은행잎은 선명하고 차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은 따사로운 아침을 열고 있다.
노란색의 색감이 참 좋다.
노란 병아리.....
노란옷을 입은 유치원생 아이들.....
장미는 장미가 아닌 다른 이름이라도 그 향기는 같다 하지 않았던가.....
새싹의 즐거움을 주는 연두빛 희망의 봄을 지나,
태양의 정열과 열정을 감내하며 피어나는 붉은 장미의 여름을 지나,
황금색 들판으로 갈무리 하는 가을의 꽃과 나무가 작은 행복과 편안함을 준다.
겨울의 초입(初入).
입동(入冬)이 지난 오늘,
가장 추운 영하2도.....
추운날 무슨 청승인지 사무실을 몰래 빠져 나와
아파트 단지내 길을 거니는데 손이 시렵고 볼이 차다.
햇빛이 비치는 양지(陽地)가 따뜻해 햇살을 따라 걷는다.
40여년이 넘은 은행,모과.메타세콰이어,목단,목련,벗나무등이 서서히
동면을 준비하며 하나 둘씩 붉게,노랗게 화장하고 차츰 나뭇잎을 벗고있다.
이제 50여일이 지나면 나에게 주어진 한 해가 또 지나간다.
지나온 일은 나중이고,다가올 날들이 잘되어야 할텐데.......
연말연시가 다가오니 돈들어 갈 일이 많아지고,
일도 잘되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할 일이 없겠네"
이 말을 음미하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티베트 속담인데 해학적이면서 위트가 있다.
그 곳을 빠져 나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곳을 거쳐 가는 것이다. 라고 했던가
가끔씩 떠 올리며 웃음짓고 걱정하는 사람이 있으면 살며시 말해주리라.
어떤 사람이 마더 테레사 수녀에게 질문을 했다.
"당신은 당신보다 더 잘살거나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편안하게 사는 것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안드십니까?
"허리를 굽히고 다른사람을 섬기는 사람은 위를 쳐다볼 시간이 없습니다."
아주 통쾌한 우문현답이다.
세상에는 빵 한 조각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도 많지만,
작은 사랑도 받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은 더 많다,는 이야기도 했다.
옛날에 들었던 조용필 의 "바람의 노래" 를 요즘은 자주 듣는다.
바람이 전하는 말을 이제는 이해할까.........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가면 그때는 알게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 가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수가 없네 내가 아는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세상 모든 것들은 사랑하겠네.
후배에게 전화가 온다.
"어머님 첫 제사가 다가 오는데 어느 날자에 지내야 하나요?"
"제사는 돌아가신날을 음력으로 해서 지내는 것으로
돌아가시날이 시작되는 자시(子時.전날밤 11시-01시)인 전날밤 11시에서
01시에 지내는 것이니 전날밤에 가족들이 모여 지내면 된다."
작년에 우리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2개월후 후배 어머님이 돌아가셔서
동질감과 감정이 비슷해 제사에 대해 문의 하는 내용이다.
아버지의 사랑은 무덤까지 이어지고
어머니의 사랑은 영원까지 이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어머니를 사모하는 마음에 가끔 울컥 할 때가 있다.
겨울의 문턱에서 태산보다 무거운 어머니가 그립다
人固有一死 (인고유일사)
或重于泰山 (혹중우태산)
或輕于鴻毛 (혹경우홍모)
用之所趨異也 (용지소추이야)
사람은 누구나 한번 죽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가볍다.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