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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25일 그 날은 ......................................................

천량성 2022. 3. 28. 11:42

2015.7.25

프롤로그

 

팔당에서 힘찬 물줄기를 따라 걸어가며 몸을 정화시키고,
봉쥬르에서 잠시 쉬며 오롯이 연꽃에 취해보고,
다산길과 공원에서 풍경에 취해 멍때리는 즐거움을 느끼고, 
 
폐쇠된 능내역 철길옆 교실책상에 앉아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며,
아련하고 소중한 추억을 더듬어 보고,
 
두물머리에서 도당할머니와(500년쯤된 느티나무)
황포돛단배를 보며 낙조의 아름다움을 온 몸으로 느끼고,
 
안단테로 걷는 길을  해마다 몇번씩 하곤한다.
하늘은 먹장구름이 덮여있고 햇님은 어쩌다 한번 빼꼼히 얼굴만 비친다.
 
산에서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와 초록의 향기가 온몸을 신선함으로 일깨운다.
화가가 그리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수화가 사방천지에 자태를 뽐낸다.
넋놓고 바라볼뿐 말이 없다.
 
구름은 바람이 있어야 흘러가는데
흐르는듯 흘러가지 않고 습도만 내 뿜는다.
다행히 한여름의 땡볕을 걷는것 보다 훨 좋다.
 
온 천지에 칡나무가 어우렁 더우렁 얽히면서
보라색과 붉은색의 꽃을 맘껏 자랑한다.
 
지나는 곳곳이 운무와 이슬비와 함께하는 연꽃이다.
맑게 비추는 햇빛아래서도 좋겠지만 비가 올때 보는 연꽃이 더 좋다.
 

 

 
이렇게 연꽃이 좋으니 다산 (茶山) 정약용이 여름 더위를 식히는
여덟가지 방법중에 소서팔사 (消署八事) 연꽃 구경하기를 넣었으리라.
 
또 죽란시사(竹欄詩社) 라는 모임이 있었는데,
1년에 7번을 만나 한시도 지으며 즐기는데 그 만나는 날은,
 
1, 살구꽃이 처음필때,
2, 복사꽃이 필때,
3, 한 여름 참외가 익을때,
4, 초가을 서대문 옆 서연지 (西蓮池)에서 연꽃이 필때,
5, 국화가 필때,
6, 겨울에 큰 이 내릴때,
7,세모에 (歲暮;한 해가 저물어 설을 바로 앞둔 때) 분매 (盆梅)가 필때 만난다.

 

 * 竹欄詩社 ; 정조때 서울과 인근에 거주하던 초급관리
                 남인계 청년들의 모임.15명.
                  * 竹欄 ; 화초를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대나무 울타리
*초가을 서대문 옆 서연지는 지금의 서대문구 천연동 13번지.
 
풍류를 즐기는 옛 선인들은 연꽃이 피면 새벽에 배를 타고
연꽃으로가 귀를 기울이며 연꽃이 꽃잎을 틔울 때 "퍽" 하는
소리를 들으며 풍류를 즐겼는데 꽃이 필때 나는 소리를 세상사람들 중에
누가 들어 보았을까 생각하면 대단한 풍류객이라 의심치 않는다.
 
이를 일컬어 청개화성 (聽開花聲) 또는 개화성 (開花聲) 이라 한다.
 
그리고 오후나 밤이 되면 연못 정자에 둘러 앉아 연잎주 (蓮葉酒)
마시는데  하심주 (荷心酒) 또는  상비주 (象鼻酒) 라고도 하는데,
 
이 돌림술은 연잎을 줄기가 있게 꺽어 연잎가운데를 살짝 구멍을 내면
줄기로 술이 흘러내려가 그 술을 받아먹는데  그 모양이 코끼리코와 비슷해
상비주 또는 콧잔술이라 하기도 한다.
 

 

 

 

 

 
또 활짝핀 연꽃을 꺽어 가운데에 조그만 금으로된 잔을 놓고
기녀에게 붙잡게 하고 손님에게 권하면 손님은 이것을 받아 연꽃가운데 있는
금잔술을 들어 마시는  금연배 (金蓮杯), 해어배 (解語盃) 라는 술이 있다.
 

 

팔당에서 몸을 정화시키고,
봉쥬루에서 연꽃과의 첫 대면을 하고,
다산길과 공원에서 멍때리는 즐거움을 느끼고,
 
운좋게 네잎 클로버도 찾았으니 모든이에게
행복과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

 

 
토끼섬 근처에 있는 팔각정에서 다산길을 사랑하는 열사들이 모여
상비주 (象鼻酒),  하심주 를 마실수 있는 호사를 누려 본다.

 

운좋은 놈은 먹을복도 있는가 보다.
럭셔리한 비주얼의 마블링과 떡심의 조화가 잘어우러진
그 이름도 찬란한 소고기 등심이 오늘의 메인 안주다.

 

토끼섬 근처 팔각정에서
연꽃밭을 바라보며,
서산에 노을을 보며,
마시는 상비주 한잔에 소고기등심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이 맛이...................
그 옛날 
한량 (閑良;돈 잘쓰고 잘노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나
풍류인 (風流人;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아담한 정취 또는 취미)
누리던 호사 (豪奢)인가................
 
 

에필로그

 

그리고 나는 한동안 아무말도 없었다.....................
나는 은자이면서 부귀하면서 군자가 될수 있을까..............................

 

국화는 꽃가운데 은자 (隱者) 이고
모란은 꽃가운데 부귀 (富貴) 한 자이며
연꽃은 꽃가운데 군자 (君子) 이다. (중략)  (周濂溪.愛蓮說)
 

 

 

 

잘 사귀면 바람도 친구가 됩니다
인내와 손을 잡으면 고난도 연인이 됩니다
세월은 멈추는 법이 없어도

당신이 걷지 않으면 길은 가지 않습니다.(중략)  (이채)